조용한 조력자, 男쇼트트랙 맏형 곽윤기의 가치

입력 2018-02-13 17: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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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쇼트트랙대표 곽윤기. 스포츠동아DB

곽윤기(30·고양시청)는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남자쇼트트랙대표팀의 은메달에 일조하며 혜성처럼 떠올랐다. 그때부터 8년이란 시간이 흐를 동안 그의 쇼트트랙 인생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부상과 부진에 발목 잡히며 잊혀지는 듯했다. 특히 2014소치동계올림픽 대표선발전을 앞두고 다리가 부러지는 불의의 부상을 당한 탓에 당시 남자대표팀의 노메달 수모를 지켜봐야만 했다.

그럼에도 팬들은 그의 이름을 잊지 않았다. 소치올림픽 이후 부활의 신호탄을 쏘며 희망을 키웠고, 남자대표팀의 맏형으로 2018평창동계올림픽 무대에 섰다. 톡톡 튀는 매력을 선보이던 8년 전과 달리 말수가 줄었고, 행동 하나하나에 진지함이 묻어난다. 대표팀 후배들은 든든한 조력자인 곽윤기를 친형처럼 따른다.

곽윤기는 이번 대회 개인전에 출전하지 않는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4위를 기록하며 턱걸이로 대표팀에 승선해서다. 그러나 이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국내에서 열리는 첫 올림픽에서 대표팀 멤버의 일원이라는 것 자체가 엄청난 자부심이다. 그만큼 책임감도 크다. 특히 “계주에서 꼭 1등을 하고 싶다”는 그의 말에는 1500m 금메달리스트 임효준(22·한국체대) 등 후배들에 대한 믿음이 깔려있다. 대표팀 막내 황대헌(19·부흥고)도 스스럼없이 맏형에게 다가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팀워크가 핵심인 계주에서 곽윤기와 같은 베테랑의 존재는 큰 힘이 된다. 특히 매 순간 전력으로 달려야 하는 계주에서 단거리에 강한 선수는 반드시 필요한데, 곽윤기는 단거리에 강점을 지닌 선수다. 본인에게도 평생의 꿈인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는 기회다. 그는 지금도 “세월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선수이고 싶다”는 자신의 꿈을 향해 달린다.

강릉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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