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의 여행지 선정 기준, 풍광·숨은명소 그리고 치안

입력 2018-02-1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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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꽃보다 할배’ - ‘윤식당’ - ‘강식당’(왼쪽부터). 사진제공|tvN

■ TV 예능 여행지 선정 기준

나 PD 예능은 여유와 힐링 중요시
배틀트립·짠내투어는 가성비 따져


예행 예능은 다양한 여행지를 소개한다. 시청자들은 처음 보는 여행지를 화면으로 보며 간접체험을 하기도 하고, 익숙한 장소를 만날 때면 저마다 추억을 꺼낸다. 각각의 프로그램은 어떤 기준으로 여행지를 선택할까.

여행지는 제작진이 회의를 거쳐 또는 제작진과 출연자가 논의해 결정된다.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시를 통해 새로운 재미를 주거나, 여행지로 인기가 높은 곳일지라도 숨은 명소를 골라 이색적인 즐거움을 전달하기 위해 장소 선정에 공을 들인다.

케이블채널 tvN ‘윤식당’과 ‘강식당’에 앞서 ‘꽃보다’ 시리즈를 기획하고 연출한 나영석 PD는 “풍광과 분위기”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장소를 물색한다. 시청자들이 TV를 통해 간접경험하는 형태이지만, ‘힐링’ 감성을 최대한 화면에 담아내기 위해서다.

나 PD는 “대다수의 현대인은 집과 직장을 오가는 일상을 반복한다. 황당무계하지만 TV를 보며 잠시라도 현실에서 벗어나는 여유를 만끽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식당’이 인도네시아 발리와 스페인 가라치코 마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콘셉트이지만, 제작진은 ‘영업’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그 공간에 자연스레 녹아들어 유유자적할 수 있는 곳을 찾는 데 신경 썼다.

KBS 2TV ‘배틀 트립’ - tvN ‘짠내투어’. 사진제공|KBS·tvN


KBS 2TV ‘배틀 트립’과 tvN ‘짠내투어’의 여행지는 출연자의 의견으로 결정된다. ‘배틀 트립’은 출연자들이 여행 계획을 직접 짜서 다른 출연자들과 선호도 경쟁을 벌이는 콘셉트여서 출연자 의견이 중요하다. 제작진이 출연자를 섭외하면 사전회의를 통해 가보고 싶은 몇 곳의 후보지 가운데 접근성과 촬영여건이 좋은 곳으로 최종 결정한다. 목적지가 해외로 결정됐을 경우에는 호텔, 음식점, 명소 등에 신경을 쓴다. 화려함보다는 현실성을 고려해 적은 비용으로도 여행 기분을 최대한 만끽할 수 있는 가성비도 중요 요소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이 대리만족에 그치지 않고 방송을 본 후 행동에 옮겨 힐링을 직접 느끼도록 유도한다.

연출자 손지원 PD는 “시청자가 방송 내용을 그대로 실행해도 무리가 없어야 한다. 휴가 기간이 짧은 직장인이라도 여행의 느낌을 만끽할 수 있는 장소를 우선시 한다”고 설명했다.

‘짠내투어’ 연출자 손창우 PD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지역 위주의 자료조사를 거쳐 한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해외여행 도시 베스트10을 선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시청자들이 활용 가능한 현실적인 여행에 대한 정보가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공통적으로 여행지의 날씨와 치안 상태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제작진은 외교부가 방문을 자제하라거나 금지하는 지역은 제외한다. 아무리 볼거리가 많고 즐길 거리가 많은 나라라 할지라도 여행하면서 위험하다고 느낀다면 여행의 진짜 매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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