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황대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입력 2018-02-1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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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m 예선에서 넘어지며 탈락한 심석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이 짊어진 운명은 잔인하다. ‘1등’과 ‘최고’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이들에게 올림픽 무대는 늘 ‘우승을 해야 본전’인 살얼음판 무대다. 더군다나 우리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2018평창동계올림픽은 선수들에게 부담이 이중삼중으로 가해지는 대회다.

큰 부담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표팀은 18일까지 열린 쇼트트랙 4종목에서 기대에 걸맞은 성과를 거뒀다. 남자 대표팀의 임효준(22·한국체대)이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500m 실격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여자 대표팀 최민정(20·성남시청)도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서이라(26·화성시청)는 남자 1000m에서 값진 동메달을 가져왔다. 레이스 도중 넘어지고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끝내 3위를 차지했다. 무려 3명이나 메달을 획득해 효자종목의 위상을 다시 한번 높이 세웠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아직까지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선수들이 있다. 눈부신 기량을 가지고도 연달아 겹친 불운으로 인해 만족할만한 성적을 내지 못한 심석희(21·한국체대)와 황대헌(19·부흥고)이다.

여자 대표팀 주장이기도 한 심석희는 이미 4년 전부터 이름을 알린 한국 쇼트트랙의 대들보다. 2014소치동계올림픽에서 3000m 계주 금메달, 개인 1500m 은메달, 1000m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도 최민정과 함께 대표팀을 이끌 ‘최강 쌍두마차’로 불린 자원이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서는 개인종목 초반 질주가 다소 잠잠하다. 첫 출전인 500m에선 예선 탈락했고, 17일 열린 주 종목 1500m 예선에서는 레이스 도중 넘어지는 불운까지 겹쳤다.

남자 쇼트트랙대표 황대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남자 쇼트트랙의 기대주인 황대헌은 심석희 만큼 불운을 겪었다. 첫 출전인 1500m에서 결승까지 순항했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17일 열린 1000m에서는 준결승에서 대표팀 선배 두 명과 함께 한 조에 배치되는 불운을 맞았다. 최선을 다했지만 또다시 실격 판정을 받으며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두 선수 모두 주 종목에서 자신의 원래 성적을 내지 못한 만큼 아쉬움이 진하게 남아 있을 만 하다. 그러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남녀 모두 단체 계주 종목이 남아 있고, 개인종목에서는 1000m(심석희)와 500m(황대헌)가 있다.

둘은 각각 남은 종목에서 최근 좋은 모습을 보였다. 황대헌은 월드컵 1~2차 대회 500m에서 동메달 두개를 획득했고, 심석희는 2017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서 10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둘의 개인종목 마지막 질주는 20일 시작된다. 심석희가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1000m 예선 2조로 출전한다. 황대헌은 곧바로 이어지는 남자 500m에서 예선 1조로 출격한다.

강릉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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