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영 의사 존중” 백철기 감독·김보름, 팀추월 논란에 답하다

입력 2018-02-20 18: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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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스피드스케이팅대표 김보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기자회견장.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대표팀 백철기(56) 감독과 김보름(25·강원도청)이 취재진 앞에 섰다. 전날(19일)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7위를 기록한 대표팀의 레이스 과정과 경기 종료 후 김보름, 박지우(19·한국체대)의 방송 인터뷰에 따른 논란에 답하는 자리였다. 당초 박지우와 노선영(29·콜핑팀)도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결국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노선영은 백 감독에게 “몸살이 심해서 움직일 수가 없다”고 불참 의사를 전했고, 박지우도 “(노)선영 언니가 못 가면 나도 가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연은 이렇다. 이들 세 명은 전날 1조에서 네덜란드와 레이스를 펼쳐 3분03초76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결승선까지 두 바퀴를 남겨두고 앞선 두 명과 세 번째 주자 노선영의 차이가 크게 벌어졌는데, 가장 늦게 골인한 선수의 기록이 기준이 되는 팀추월 종목의 특성을 고려하면 정상적인 레이스는 아니었다. 또 네티즌들은 “김보름과 박지우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노선영의 체력 저하가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투로 얘기했다”며 인신공격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었다. 결국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0일 오후 5시 30분 긴급 기자회견을 열기에 이르렀다.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백 감독과 김보름은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백 감독은 논란이 된 전략에 대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는 “감독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죄송하다”고 운을 뗀 뒤 “노선영의 의사를 존중해 전략을 짰다. 서로 한 바퀴씩 돌아가며 선수들을 끌어주기로 했는데, 6바퀴 가운데 50%(3바퀴)를 김보름에게 맡겼다. 나머지는 노선영과 박지우가 돌아가며 선두를 맡는 전략을 짜고 훈련했다. 노선영이 ‘더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해선 앞 선수가 속도를 유지하고 뒤에서 따라가는 게 낫다’고 해서 이를 존중했다”고 밝혔다.

김보름은 공격적인 질문이 이어지자 눈물을 참지 못했다. 인터뷰 내용에 대해 “정말 많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전략에 관한 질문에도 “선두로 달리며 다른 선수들을 챙기지 못한 내 잘못이다. 경기 결과에 대한 억울함은 없다. 내 잘못이 가장 크다”고 밝혔다. 김보름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강릉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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