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가…’ 최민정·심석희의 워스트 나이트메어

입력 2018-02-22 21:0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 진출한 최민정(20·연세대)과 심석희(21·한국체대)가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최민정과 심석희는 2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 출전했으나 레이스 도중 둘이 서로 부딪혀 넘어지는 최악의 불운으로 메달을 추가하지 못했다. 준준결승부터 순항한데다 타 국가 선수들과 견줘 한층 유리한 조건에서 레이스를 펼쳤기에 그만큼 아쉬움도 컸다.

최민정과 심석희의 조합 자체로 흥미로운 결승이었다. 준결승 2조에서 2위를 기록한 심석희는 무난하게 결승에 올랐다. 같은 조에서 뛴 최민정은 3위로 골인했지만, 취춘위(중국)의 실격에 따라 구제받을 수 있었다.

최민정은 2006토리노동계올림픽 당시 진선유(KBS 해설위원) 이후 첫 3관왕 도전이었고, 심석희는 올림픽 개인전 첫 금메달이라는 큰 꿈을 안고 결승 무대에 섰다.

전략은 좋았다. 당초 계획은 심석희가 선두로 달리며 다른 선수를 견제하고, 최민정이 맨 뒤에서 기회를 엿보다가 폭발적인 스퍼트를 앞세워 뒤집기를 노리는 작전이었다. 최민정은 잠시 4위로 올라서기도 했지만, 네 바퀴를 남긴 상황에서도 5위를 유지했다. 첫 바퀴에서 선두로 달리던 심석희는 한 바퀴를 남겨둔 상황까지 3위 자리에서 달렸다.

약 반 바퀴를 남겨둔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심석희가 4위로 밀려났다. 3위로 달리던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의 벽에 가로막혀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했다. 이때 최민정이 아웃코스 추월을 노렸으나, 공교롭게도 심석희와 엉켜 넘어지고 말았다. 그 사이 수잔 슐팅(네덜란드)~킴 부탱(캐나다)~폰타나가 유유히 결승선을 통과했다. 심석희는 ‘임피딩’으로 실격 판정을 받았고, 최민정도 4위에 만족해야 했다.

쇼트트랙 종목 마지막 날인 22일 메달 추가에 실패한 여자대표팀은 금메달 2개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다행히 17일 여자 1500m 최민정이 따낸 금메달과 3000m 계주 우승으로 자존심을 세웠다.

경기 직후 만난 심석희는 “충돌 과정을 돌아보면 안타깝다. (최)민정이가 다치지 않았을까 걱정된다. 본인이 괜찮다고는 하는데 마음이 계속 쓰인다”며 후배를 걱정했다. 덧붙여 “마지막 경기였는데 결승까지 올라서 행복했다. 결과에 대한 기대나 예상보다는 최대한 많이 타고 싶었다.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 평창올림픽이 이렇게 끝났는데, 여기까지 살아남은 내게 고맙다”고 돌아봤다.

강릉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