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모두 제 잘못”이라는 오달수, 성추행 인정도, 활동 여부 언급 NO

입력 2018-02-28 17: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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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제 잘못”이라고 말했지만, 오달수는 성추행 인정이나 활동 여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참으로 아리송한 사과문이다.

오달수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일어난 일련의 일들은 모두 제 잘못이다. 과거에도, 현재도 상처를 입은 분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전부 제 탓이고 제 책임이다”라고 밝혔다.

먼저, 오달수는 성추행 사건이 터진 후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던 이유에 대해 “상처 받으신 분들에 대한 기억이 선명하지 않았다. 어떻게 모를 수 있냐는 질타가 있었지만 솔직한 나의 상태가 그랬다”라고 말했다.

이어 “댓글과 보도를 본 후 그 시절 지인들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그럼에도 인터뷰의 내용과 내 기억이 조금 달랐다는 게 사실이었다. 확인하고 싶었고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라며 “당시 이러한 심정을 올리지 못하고 성추행 의혹에 부정한 것에 대한 비난은 감수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오달수는 그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A씨와 배우 엄지영에 각각 사죄하는 글을 올리며 “지금껏 살아온 제 삶을 더 깊이 돌아보겠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 마지막으로 제가 한 행동과 말에 대한 어떤 책임과 처벌도 피하지 않겠다. 또한 제 행동으로 인해 2차 3차로 피해를 겪고, 겪게 될 모든 분들께 깊이 사죄드린다. 그 동안 제가 받기 과분할 정도로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분들께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드렸다”라며 사과를 전했다.

오달수는 사과문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줬다면 원하는 방향으로 사죄를 드리겠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성추행을 직접적으로 인정하거나 앞으로 차기작 활동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오달수는 15일 피해자 A씨가 남긴 댓글로 성추행 의혹을 받은 가운데 11일 만에 침묵을 깨고 “사실이 아니다”라며 입장을 내비쳤다. 오달수는 “자신을 둘러싸고 제기된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참담한 심정으로 1990년대 초반의 삶을 되짚어봤다.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다”라며 “입장을 밝힘에 있어 시간이 지체된 점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달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한 A씨가 26일 또 다시 댓글로 자신의 심경을 밝히며 논란이 재점화됐다. A씨는 “저를 비난하는 분들 가슴이 아픕니다. 유명한 배우님과 직접 대면해서 공개적으로 들어보고 싶다. 그래야 여러분의 오해도 풀리겠지요”라는 글을 남겼다.

직후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는 A씨와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심지어 성추행이 아닌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혀 더욱 충격을 줬다. A씨는 “나를 여관방에 데리고 가서 성폭행했다. 나 말고도 다른 단원들도 성폭행을 당했다고 하더라”며 “자존감이 떨어지고 내 몸속에 알맹이가 다 빠져나가고 껍데기만 남은 느낌이었다. 내 가치가 없는 것 같았다”라며 심경을 토로했다.

또한 “나 말고도 또 다른 피해자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달수의 소속사는 전혀 입장 변화가 없다고 재차 밝혔다. 방송 후 오달수 소속사 측은 “입장 변화는 없다. 성폭행을 했다는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 또한 ‘뉴스룸’ 측은 우리에게 사실 확인도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후 오달수의 성추행 폭로는 계속됐다. 그동안 익명으로 피해 사실을 알린 피해자가 아닌 실명과 얼굴까지 공개한 배우 엄지영이 성추행 의혹에 피해 사실을 주장했다.

현재 오달수는 tvN ‘나의 아저씨’를 하차한 상태다. 그가 출연한 영화의 관계자들은 “편집에 관련해서는 입장을 정리해 보도하겠다”라고 밝혔다.

<이하 오달수 사과문 전문>

오달수입니다

최근 일어난 일련에 일들은 모두 저의 잘못입니다. 많은 분들께 심려 끼쳐드린 점 진심을 다해 사과 드립니다. 저로 인해 과거에도, 현재도 상처를 입은 분들 모두에게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말씀 드립니다. 전부 제 탓이고 저의 책임입니다.

지난 며칠 동안 견뎌내기 어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 입장이 늦어진 것에 대하여 엄청난 비난과 질타에도 불구하고 깊고 쓰린 마음에 상처를 받으신 분들에 대한 기억이 솔직히 선명하지는 않았습니다. 어떻게 바로 모를 수 있냐는 질타가 무섭고 두려웠지만 솔직한 저의 상태였습니다. 이점 깊이 참회합니다.

댓글과 보도를 보고 다시 기억을 떠 올리고, 댓글을 읽어보고 주변에 그 시절 지인들에게도 물어보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뷰의 내용과 제 기억이 조금 다른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확인하고 싶었고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가슴이 터질 듯이 답답했습니다. 당시 이러한 심정을 올리지 못하고 그저 그런 적이 결코 없다고 입장을 밝힌 점 어떤 비난이라도 감수하겠습니다. 잘못했습니다.

A님에게
내가 생각하는 사람이 맞다면 그 사람은 굉장히 소심했고 자의식도 강했고 무척이나 착한 사람이었습니다. 글 쓰는 재주가 있는 것 같아 희곡이나 소설을 써보라고 말해주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미 덫에 걸린 짐승처럼 팔도 잘렸고, 다리고 잘렸고, 정신도 많이 피폐해졌습니다.
감당하겠습니다.
행운과 명성은 한 순간에 왔다가 순식간에 사라진다는 세상 이치는 알고 있습니다.
25년전 잠시나마 연애감정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시점이든 제가 상처를 드린 것을 진심으로 사과 드리겠습니다. 상처를 안고 살아온 것에 안타깝고 죄스러운 마음 무겁습니다. 금방은 힘들겠지만 그 상처 아물길 바랍니다. 그리고 A님이 원하는 방식으로 대면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엄지영배우님께
저로 인해 어린 학생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배우님이 용기 내어 TV에 나오게 한 것 죄송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말하든 변명이 되고 아무도 안 믿어 주시겠지만 가슴이 아프고 답답합니다. 그러나 저에게 주는 준엄한 질책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부디 마음 풀어주시고 건강하십시오.

지금껏 살아온 제 삶을 더 깊이 돌아보겠습니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한 행동과 말에 대한 어떤 책임과 처벌도 피하지 않겠습니다. 또한 제 행동으로 인해 2차 3차로 피해를 겪고, 겪게 될 모든 분들께 깊이 사죄 드립니다. 그 동안 제가 받기 과분할 정도로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분들께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드렸습니다.

다시 한번 거듭 죄송합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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