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한 지붕’ 전북-울산, 양보할 수 없는 트로피 야망

입력 2018-03-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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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1 2018‘ 공식 개막전 전북현대와 울산현대의 경기애서 전북현대가 2-0 완승을 거뒀다. 경기 후 전북현대 선수들이 서포터들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주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는 2017시즌을 빛낸 주인공이다. 각각 K리그1(클래식)과 FA컵을 제패하며 누구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 세상은 1위만 기억한다.

준비도 나름 잘해왔다. 한국프로축구를 대표하는 명가인 두 팀은 겨울 선수이적시장에서 가장 알찬 보강을 했다.

전북은 아드리아노~티아고(이상 공격수), 손준호(미드필더), 홍정호(수비수), 송범근(골키퍼) 등 전 포지션에 걸쳐 전력을 끌어올렸다. 울산도 ‘다용도 수비수’ 박주호를 비롯해 황일수~주니오 등 검증된 공격수들을 수급하며 ‘절대 1강’ 전북의 유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투자의 효과는 이미 드러났다. 앞서 소화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2차전에서 전북은 2연승을, 울산은 1승1무로 나쁘지 않은 출발을 했다.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 1 2018‘ 공식 개막전 전북현대와 울산현대의 경기가 열렸다. 후반 전북현대 이동국이 선취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전주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K리그 전통에 따라 챔피언들이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공식 개막전을 펼쳤다.

그런데 서로가 동등한 위치는 아니었다. 대회 내내 토너먼트로 자웅을 가리는 프로·아마추어 통합 챔피언보다는 연중 내내 잘 싸운 정규리그 우승 팀에 좀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시즌 공식 개막전은 선수단 입장도 다른 경기들과 다르게 이뤄진다. 먼저 원정 팀이 심판진과 그라운드에 입장해 도열했다. 전북 선수들은 이보다 늦게 입장하면서 울산 선수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많은 축구인들은 K리그1과 FA컵 모두 똑같은 챔피언이기에 같은 대접을 해줘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경기 규정을 아직 바꾸지 않았고, 올해도 그렇게 막을 올렸다.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 1 2018‘ 공식 개막전 전북현대와 울산현대의 경기가 열렸다. 전반 울산현대 오르샤와 전북현대 손준호(오른쪽)가 치열한 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전주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그래도 스토리는 풍성했다. 전북과 울산은 ‘현대가(家)’ 소속이다.

최근의 위상은 현대자동차를 모기업으로 둔 전북이 현대중공업의 울산보다 높아졌지만 두 팀의 라이벌 의식은 굉장히 뿌리가 깊다. 과거 ACL 등 굵직한 토너먼트 대회에서 결승전 티켓을 놓고 치열한 승부를 치른 기억도 있다.

올 시즌에 대한 목표도 뚜렷하다. 우승의 야망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K리그1과 ACL을 염두에 둔 ‘더블(2관왕)’을 외쳤고, 울산 김도훈 감독 역시 “또 하나의 별(우승의 상징)을 가슴에 달고 싶다”고 했다.

형제 구단들의 동상이몽. 기나긴 레이스의 끝은 과연 어떻게 펼쳐질까. 현대가 집안싸움으로 펼쳐진 공식개막전은 전북의 2-0 승리였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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