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김강우 “‘언제 대박 나냐’는 말들, 그냥 고맙죠”

입력 2018-03-08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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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김강우 “‘언제 대박 나냐’는 말들, 그냥 고맙죠”

배우 김강우가 영화 ‘사라진 밤’을 통해 오랜 만에 영화로 돌아왔다. 이번 작품에서 김강우는 아내를 죽인 남편으로 등장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로 소화시켰다. 개봉 전 시사회 이후 김강우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매력 있는 캐릭터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인생작이라고 하시는데, 저는 동의할 수 없어요. 아직 제 인생이 많아 남아있기 때문이죠(웃음). 사실 영화 찍으면서는 그냥 얼렁뚱땅 지나간 느낌이었어요. 제대로 연기를 한 건가 싶었죠. 농담이 아니고 그런 생각을 제일 많이 가진 영화예요. 그래서 결과가 궁금하고요. 사실 저에 대한 평가는 하나도 안 궁금해요. 이 영화가 어떻게 평가가 날지 궁금하죠. 작품을 선택하는 데에 있어서 여러 가지 기준이 있겠지만, 이 영화는 캐릭터 아닌 영화 자체만 봤거든요. 그래서 너무 궁금해요.”

김강우는 이번 영화 속 캐릭터를 소화하는 데 있어서 가장 걱정스러웠다고 한다. 그 이유는 남편이 아내를 죽인다는 설정 자체 때문이었다. 그 부분이 이번 영화에서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이었을까.

“제 캐릭터만 보면 선택하면 안 되는 영화였어요. 이 영화 자체가 비호감의 대명사가 될 수도 있잖아요. 굉장히 위험하죠. 또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고생을 하는데 티도 안 나고요. 근데 흔하게 뒤통수를 때리는 스릴러가 아니라, 다 같이 추리를 할 수 있는 영화라서 좋았어요. 또 배우 조합도, 김상경 선배와 김희애 선배 두 분 다 제가 좋아하는 분이고 캐릭터와 딱 맞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영화에서 김강우는 김희애와 연상연하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작품에서 두 사람이 부부로 만난다는 것도 ‘사라진 밤’의 관전 포인트로 꼽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부부의 호흡을 많이 보여준 것은 아니지만, 잠시나마 새로운 부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김희애와 호흡은 어땠을까.

“어떤 배우라고 평하기는 어려워요. 너무나 좋은, 큰누나 같은 느낌이었어요. 여배우의 예민함은 전혀 없었고요. 후배로서 너무 좋았죠. 많은 장면을 찍지 못한 게 아쉬워요. 선배님하고 멜로를 하고 싶었는데, 이런 류의 멜로일지 몰랐죠(웃음). 두 아들을 키우시면서 가정생활과 일 두 가지 완벽하게 하세요. 존경받을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김강우는 영화 ‘사라진 밤’ 뿐만 아니라 MBC 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 방송 중이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상반된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상황.

“우연히 타이밍이 그렇게 상반된 캐릭터를 보여드리게 됐어요.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는 희소성이었어요. 쉽게 볼 수 없는 캐릭터이면서, 지금 사람들이 원하는 캐릭터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둘 다 재밌게 봐주시고 귀엽게 봐주시면 행복할 것 같아요.”



‘사라진 밤’에서 김강우는 다양한 감정 연기, 약간의 액션, 한정된 공간 안에서의 연기 등 다양한 고민을 낳았을 법한 장면을 많이 촬영했다. 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에 비해 출연 분량도 많았던 터라 힘든 부분 또한 많았을 터. 이번 영화에서 김강우가 느꼈던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이었을까.

“같은 공감에 있는 게 힘들었어요. 같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20일 동안 찍은 걸 하룻밤처럼 보이게 하고 연기하는 게 힘들었어요. 혼자 있어야 하고, 그런 것들에서 호흡이나 리듬이 맞아 들어가야 하니까요. 그리고 연기하는데 있어서 예민하고 디테일한 표현들이 많았어요. 계산을 많이 하고 한 작품 중에 하나예요.”

영화 속의 김강우가 맡은 남편의 캐릭터가 아닌, 현실에서 진짜 ‘남편 김강우’는 어떤 모습일까.

“나쁘진 않은 것 같아요. 나쁘게 굴진 않고요(웃음). 평범한 남편이에요. 일할 때는 무심하죠. 멀티가 안 되는 스타일이라서요.”

배우 김강우에게 늘 들리는 이야기가 있다. ‘언제 대박나세요’라는 말이다. 배우로서 그런 댓글을 봤을 땐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까. 그의 솔직한 생각이 궁금했다.

“고맙죠. 제 힘으로 되는 건 아니지만요. 대박이 나면 섭섭할 것 같아요(웃음). 농담이고요. 그냥 저는 고맙습니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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