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한동민, ‘강한 2번타자’의 가치 증명할까

입력 2018-03-1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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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한동민. 사진제공|SK 와이번스

SK가 한동민(29)을 2번타자로 기용한다. 한동민은 2017시즌 SK 전체 타자 중 OPS(장타율+출루율) 2위였다. 최정(1.111)에 이어 OPS 1.000을 넘은 ‘유이’한 타자가 한동민(1.010)이었다. 한동민은 103경기에서 29홈런 73타점을 올렸다. 급작스런 발목 부상만 당하지 않았다면 더 어마어마했을 것이다.

보편적 관점에서 한동민은 클린업트리오에 들어갈 유형의 타자다. 이런 한동민을 SK는 테이블세터의 일원으로 통하는 2번타자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강한 2번타자가 득점력을 극대화한다’는 통계에 근거한 현대 야구의 관점을 차용한 것이다.

SK 정경배 타격코치의 아이디어가 적극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코치가 주목한 지점은 한동민의 출루율(0.396)이었다. 한동민이 2번 타순에 들어오면 SK는 최정, 로맥, 정의윤, 김동엽 등이 중심타선에 포진할 수 있다. 2017시즌, 역대 한 시즌 최다 팀 홈런 신기록(234개)을 생산한 화력이 고스란히 전면 배치될 수 있다.

SK 한동민. 스포츠동아DB


지난 주 일본 오키나와의 구시카와 캠프지에서 만난 한동민은 “발목이 아직까지 마음대로 안 움직인다. 70~80%의 상태다. 습기가 차거나 비가 내리는 날은 쑤시기도 한다. 그래도 더 이상 아프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아직 주루나 수비 때, 순간적 움직임을 취하려하면 발목 통증이 남아있다. 그러나 굳이 티를 낼 마음은 없다.

한동민은 “다치고 재활하는 과정에서 감정 조절을 배웠다”고 말했다. 잘 된다고 욕심 부리지 않고, 안 된다고 주저하지 않는 의연함이 배어났다.

2번타자 기용에 관해 한동민은 “예전에는 작전 수행이 괜찮고, 주력이 되는 타자가 1~2번에 기용됐다. 아무래도 SK는 홈런을 잘 치는 팀이다. 내가 테이블세터진에서 분발한다면 중심타선에서 타점 생산도 올라갈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빛나는 2017년을 보냈음에도 한동민이 만족한 데이터는 딱 하나, ‘삼진:볼넷 비율’이다. 삼진은 79개, 볼넷은 46개였다. 한동민은 여유의 힘이라고 원인을 찾았다. 부상 극복 이후 한동민이 다시 평정심을 가다듬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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