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재단 첫 걸음, 이승엽 “꿈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입력 2018-03-1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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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 홈런왕을 향해!’ 이승엽 KBO 홍보대사가 자신의 이름을 딴 ‘이승엽야구장학재단’의 출범 소식을 직접 알렸다. 이승엽 대사는 12일 “어린 친구들이 이른 나이에 꿈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장학재단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스포츠동아DB

야구 꿈나무들을 위한 장학재단을 설립하기로 했던 이승엽(42) KBO 홍보대사가 드디어 대망의 첫 삽을 떴다. 11일 자신의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승엽야구장학재단’의 정식 출발을 알리고, 본격적인 재단 운영에 박차를 가했다.

이승엽 대사는 현역 선수로 뛰던 시절부터 선행에 있어 이미 ‘국민타자’로의 행보를 보였다. 사회복지시설에 수년간 꾸준히 성금을 지원하는가 하면, 투병생활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야구인 동료들에게 남모르게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모교를 비롯한 여러 초·중·고등학교에도 피칭 머신과 성금을 기증하는 등 사회 환원 사업에 항상 앞장 섰다.

은퇴 이후에도 그의 선행은 계속됐다. 지난해 11월에는 20주년을 맞은 ‘박찬호 장학재단’ 행사에 직접 참석해 야구 꿈나무들을 위한 성금으로 1억 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야구 선배이자 장학재단 운영의 선배인 박찬호와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며 재단 설립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승엽은 12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신 만큼 제대로 한번 해보고 싶다. 누가 봐도 ‘최선을 다 하는구나’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정말 열심히 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인’ 이승엽으로는 제 나름대로 열심히 했고, 남긴 결과에 만족감도 있다. 그러나 ‘사회인’ 이승엽으로는 그 만큼의 결과를 남기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선수 때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게 ‘사회인’ 이승엽으로도 분명한 결과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장학재단 운영에 대해서는 “어린 초등학생 친구들을 가장 먼저 생각하려 한다. 어렸을 때 친구 또는 선후배들을 보면, 야구를 정말 좋아하면서도 주변 환경이 녹록치 않아 (운동을) 그만두는 친구들이 많았다. 이런 부분을 가장 먼저 막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제 시작이지만 다가올 장밋빛 미래에 대해 조심스럽게 바람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박찬호 선배의 장학재단 20주년을 직접 보면서 마음에 와 닿는 게 많았다. 장학재단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않겠나. (박찬호 선배와) 같이 가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구 꿈나무를 위한 장학재단이지만 이승엽은 ‘사람’으로서의 중요성을 먼저 강조했다. 그는 “사실 야구인으로서의 성공과 실패는 누구도 모르는 것 아닌가. 단순히 프로선수가 되는 게 성공의 절대적인 기준도 아니다. 우리가 할 일은 어린 선수들이 이른 나이에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인격적으로 훌륭한 사람이 된다면, 그게 프로야구 선수가 되는 것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일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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