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 단식 8강에서 페더러에게 0-2(5-7 1-6)로 패했다.
발바닥 부상을 완전히 털어낸 뒤 복귀전이었던 2월 말 델레이비치 오픈부터 멕시코 오픈, 이번 대회까지 연달아 8강에 진출하며 한 계단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인 정현은 1세트 게임 스코어 0-3으로 끌려가다가 페더러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3-3까지 침착하게 따라붙는가 하면, 페더러의 서브게임에서 4차례나 듀스로 끌고 가는 등 호주오픈 맞대결 때와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페더러의 벽은 견고했다. 페더러는 고비마다 서브에이스를 터뜨렸다. 이날 정현이 서브에이스를 하나도 기록하지 못한 반면 페더러는 12개의 서브에이스를 올렸다. 정현의 첫 서브 정확도는 52%로, 67%를 기록한 페데러에 크게 뒤졌다. 또 페더러는 네트플레이와 베이스라인 공격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베테랑의 면모를 한껏 뽐냈다.
패하긴 했지만 정현은 ATP 투어 대회 등급 중 4대 메이저대회 다음으로 높은 ATP 마스터스 1000시리즈에서 처음으로 8강까지 오르며 랭킹 포인트 180점을 확보했다.
페더러는 정현을 꺾고 4강에 진출하면서 대회 2연패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2004~2006년, 2012년과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페더러는 개인 통산 6번째 이 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다. 페더러는 4강에서 세계랭킹 49위 보르나 초리치(22·크로아티아)와 맞붙는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