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은행 해리스. 사진제공|WKBL
여기에 청주 KB스타즈와의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는 윌리엄스가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정규리그를 치르면서 겨우 팀 적응을 마친 선수가 부상을 당하니 위 감독의 눈앞은 캄캄해졌다. 그의 입에서 “올 시즌은 정말 힘들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무리를 해서라도 외국인선수 2명이 동시 출전하는 3쿼터에 윌리엄스를 출전시킬지 고민했지만 오히려 국내선수와 어천와의 부담만 높아질 수 있어 고심 끝에 교체를 결정했다.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이 임박해 부상자가 나왔기 때문에 선택 폭도 좁았다. 당장 데려올 수 있는 앰버 해리스를 데려왔다. 해리스는 중국리그에서 지난해 12월까지만 뛴 뒤 줄곧 쉬었던 선수다. 예상대로 정상적인 몸 상태는 아니었다. 체중이 109㎏에 육박했다. 위 감독은 “뛸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며 걱정했다.
우려와 달리 해리스는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스피드는 떨어지지만 196㎝의 큰 신장은 KB스타즈의 더블포스트 박지수(195㎝)와 다미리스 단타스(193㎝)를 견제하는 데에 효과를 봤다. 17일 펼쳐진 1차전에서는 14분31초 동안 4점·2리바운드·2어시스트, 19일 2차전에서는 16분14초동안 2점·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어천와의 부담을 덜었다.
위 감독은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체중이 5㎏나 빠졌다. 자기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다. 거의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