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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생인 안양 KGC의 주장 양희종(34)은 우리나이로 서른다섯의 베테랑이다. 어느덧 기량이 점차 내려오는 시기가 됐지만, 오히려 그는 절정의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2007~2008시즌 데뷔 이래 ‘수비수’ 색깔이 짙었던 그였지만,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7.2점·4.6리바운드·3.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수비 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득점은 이전(2016~2017시즌 평균 3.9점)에 비해 평균 3.2점상승했다.
양희종의 최대 강점은 큰 경기에서 더 위력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서울 삼성과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는 무려 8개의 3점슛을 터뜨려 팀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봄바람이 불어오자 양희종의 큰 경기 본능이 또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그는 21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6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3차전에서 13점·7리바운드·5어시스트로 올어라운드 플레이를 펼쳐 팀에 101-80의 대승을 안겼다. 득점 이전에 기본에 충실했다. 적극 수비와 리바운드에 참여했고, 온몸을 던지는 허슬 플레이까지 선보였다. 최고참의 헌신에 KGC 선수들은 분발하며 한발 더 뛰는 투혼을 발휘했다. KGC는 경기 초반 대들보 오세근(31)이 발목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양희종을 필두로 나머지 선수들이 똘똘 뭉쳐 극복해냈다.
한 구단 전력분석요원은 “공격 비중이 늘면 그만큼 체력소모가 커져 수비가 느슨해지기 마련인데 양희종은 그렇지 않다. 수비력을 그대로 유지한다”라며 “팀 내 최고참 선수가 가장 열심히 리바운드에 참여하고 도움수비에 블록슛까지 한다. 비슷한 나이 또래 선수 중 양희종 만큼 궂을 일을 하는 선수가 있는가”라고 창찬을 아끼지 않았다. 위기에서 더 강해지는 ‘KGC의 심장’ 양희종의 전성기는 지금부터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