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박정아-IBK기업은행 김희진(오른쪽). 스포츠동아DB
그러나 ‘도드람 2017~2018 V리그’를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둘이 각자의 길을 택하며 지향점도 달라졌다. 연봉 3억원에 기업은행 잔류를 택한 김희진은 팀의 통산 4번째(V리그 최다)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위해 뛰었다. 연봉 2억5000만원에 도로공사 이적을 결정한 박정아는 팀의 숙원인 첫 챔피언결정전 왕좌를 위해 거침없이 달렸다.
지난 시즌까지 IBK기업은행에서 함께 뛴 김희진-박정아. 사진제공|IBK기업은행
정규시즌에서 양 팀의 운명은 승점 1점차로 갈렸다. 승점 62를 따낸 도로공사가 기업은행(승점 61)을 가까스로 따돌리고 2014~2015시즌 이후 세 시즌 만에 정규시즌 패권을 차지했다. 현대건설과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를 2승 1패로 통과한 기업은행은 두 시즌 연속 챔프전 왕좌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양 팀은 정규시즌에서 3승 3패로 팽팽히 맞섰다. 둘의 맞대결 성적도 무승부에 가깝다. 김희진은 도로공사를 상대로 경기당 13.17득점, 공격성공률 37.5%를 기록했고, 박정아도 기업은행전에서 경기당 12.5득점, 공격성공률 35.93%의 성적을 남겼다.
역할도 달라졌다. 기업은행은 메디, 도로공사는 이바나 네소비치라는 확실한 외국인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김희진과 박정아는 이들을 뒷받침할 제2의 공격옵션이다. 외국인선수를 주포로 두고, 둘이 삼각편대를 형성했던 과거와 견줘 책임감도 커졌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김희진과 박정아의 챔피언결정전 맞대결은 흥미로운 스토리다. 한국배구연맹(KOVO)도 홈페이지 메인을 둘의 사진으로 장식했다. ‘영혼의 콤비’가 적으로 맞서는 여자부 V리그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1차전은 23일 오후 7시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