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트 브레이커’ 호잉, 한화 최적화 외인타자로 뜬다

입력 2018-03-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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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호잉. 스포츠동아DB

한화 외국인타자 제러드 호잉(29)의 최대 강점은 다재다능함이다. 정확한 타격과 빠른 발, 안정된 수비, 강한 어깨를 모두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애초 공격력에는 의문부호가 붙었지만, 수비와 주루에서 검증을 마쳤다는 것 자체만으로 기대를 키우기에 충분했다.

호잉은 24~25일 고척 넥센 2연전에 모두 7번 우익수로 선발출장해 8타수 4안타(타율 0.500), 2도루의 성적을 거뒀다. 산뜻한 스타트다. 2018시즌 첫 3루타의 주인공, 2경기 연속 도루는 호잉의 뛰어난 주력을 입증한 기록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상대 수비 시프트를 뚫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는 공격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라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재다능함에 성실함까지 겸비했다는 의미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한화 구단 입장에서 이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좌타자 호잉은 3월 13일 대전 넥센과 시범경기 때부터 시프트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 우중간을 향하는 3루타 두 개를 만들어낸 뒤 넥센이 1~2루간에 세 명의 내야수를 배치한 것을 보고 나서다. 이후 의도적인 밀어치기로 타구 방향을 다양화하려 노력했고, 24일에는 같은 시프트를 간파하고 3루 쪽으로 기습번트를 시도해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에 넥센 장정석 감독도 “호잉이 번트를 대고 뛸 수 있다면 시프트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을 정도다.

호잉을 만나 시프트와 관련한 질문을 던졌다. “의도적으로 타구를 좌측 또는 가운데로 보내려 하는 것인가?” 그는 유쾌하게 웃으며 “정말 많이 연습했다”고 운을 뗀 뒤 “기습번트로 안타를 만들었을 때는 이닝 선두타자였고, 상대 내야진이 1~2루간에 포진한 것을 보고 (번트를) 시도했다”며 “어떤 방법으로든 내가 살아나가는 것이 팀을 위한 플레이가 아닌가”라고 밝혔다. “상황에 맞게,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플레이를 하겠다”던 그의 말은 진심이었다.

한화는 안정된 외야수비와 기동력, 상황에 맞는 정확한 타격이 절실한 팀이었다. 호잉은 이를 해결할 능력을 지녔다. 한화 최적화 외국인타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약점으로 손꼽히던 타격에 대한 우려도 스스로 지워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성실함이라는 또 하나의 무기를 발견했다. 자연스럽게 기대치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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