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KIA 임창용 “제 등번호만큼은 우승 해야죠”

입력 2018-03-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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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프로 24번째 시즌을 맞이한 임창용(KIA)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그는 “내 등번호(12번)만큼 팀의 우승 횟수를 늘리고 싶다”며 2018시즌 우승에 대한 남다른 다짐을 밝혔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베테랑(Veteran).’

언제부터 들었는지 이제는 감조차 잡히지 않는 나이가 됐다. 노련미와 경험만으로 설명하기에는 이제까지 쌓아올린 커리어가 만만치 않다. 그의 실력은 단순히 ‘경험’에 기반 한 것만이 아니다. 자신보다 20살 넘게 어린투수들과도 경쟁할 수 있는 이유는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는 ‘기량’이 있기 때문이다.

임창용(42·KIA)은 1995년에 프로무대에 데뷔해 올해로 데뷔 24년째를 맞이하는 선수다. 단연 현역 최다연차다. 한·미·일 무대를 두루 경험한 그는 프로 인생의 황혼기를 고향 팀인 KIA에서 보내고 있다. 그저 대우를 받는 옛 선수가 아니다. 팀의 승리를 지켜내는 불펜 핵심 자원으로 아직까지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여전히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투혼을 보이고 있는 ‘창용불패’를 스포츠동아가 만났다.

KIA 임창용.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 “최고령? 저는 음력생일 챙겨요.”

현역 최다연차지만 그는 최고령투수는 아니다. 리그 등록 기준으로 동갑내기인 박정진(42·한화)에게 타이틀을 양보(?)했다. 임창용의 등록생일은 6월 4일, 박정진은 5월 27일이다.

임창용은 최고령 동갑내기라는 말에 “아직 최고령은 아니다. (박)정진이가 생일이 한달 빠르다. 심지어 나는 음력 생일을 챙긴다(웃음)”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가장 현실감 있게 설명하는 선수다. 마흔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군살 하나 없는 몸으로 매년 강철 체력을 자랑한다. 그동안 KBO리그에서 출전한 경기만 무려 724게임, 이닝은 1640이닝을 소화했다. 해외리그에 진출했던 시즌을 감안하면 상상 할 수 없는 기록이다.

임창용은 “팀에 도움만 될 수 있다면, 공을 던질 수 있는 몸 상태를 최대한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다. 아프지 않고 꾸준히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겠나. 몸이 허락할 때까지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24번째 시즌에 대해서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올해는 준비를 정말 잘 했다. 지난 2년간 비교해 정말 준비과정이 좋았다.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정상적으로 끌어 올렸다”고 설명했다.

KIA 임창용.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 “제 등번호가 12번입니다. 12번째 ‘별’ 채워야죠.”

2018시즌을 담담하게 맞이하고 있었다. 늘 그렇듯 준비해온 대로 매 경기 최선을 다 한다는 생각이었다. 임창용은 “지난해 우승을 차지해 좋은 분위기로 개막을 맞이했다. 팀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도 기분 좋은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보직에는 여전히 큰 욕심이 없다. 그는 “나는 사실 이런 저런 보직을 다 해보지 않았나. 지금은 어느 보직을 맡든 큰 상관이 없다. 팀이 필요로 할 때 그 역할만 잘 해주면 된다. 팀 성적에 일조하고픈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역시 우승 아니겠나. 우리가 지난해 우승으로 통산 11번째 우승컵을 품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내 등번호가 12번이다. 올해 그 하나를 채웠으면 한다. 12번째 ‘별’을 달면 분명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KIA 임창용.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 그가 직접 밝힌 베테랑의 위치

그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현역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이유로 ‘사람’을 꼽았다. 임창용은 “나는 운이 많이 따른 선수다. 좋은 스태프와 감독님, 그리고 코치님들을 만나 아직까지 마운드에 설 수 있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한명의 베테랑, 올 시즌을 앞두고 팀에 합류한 정성훈(38)에 대해서는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정)성훈이가 내가 볼 땐 참 안타까웠다. 성적도 좋았는데,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 팀이다. 하던 대로 제 몫을 하면 다시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고향 팀에 돌아와 3년째를 맞는 소감에 대해서는 “항상 그리워했던 팀 아니겠나. 해외와 타지에 있으면서도 항상 마지막은 광주에서 마무리하고 싶다는 말을 계속 해왔다. 반겨주시는 팬들 덕분에 행복하게 선수생활을 보내고 있다. 감사한 마음을 이루 다 표현할 수가 없다.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 하고 싶다”며 다짐을 전했다.

광주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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