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디테일 중시, 무엇이 달라졌나?

입력 2018-03-27 1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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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SK가 롯데에 5-0으로 승리한 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44경기 중 이제 첫 걸음을 디뎠을 뿐이다. 그러나 SK는 시작부터 우승에 근접한 팀이라는 세간의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2017년 SK는 강렬한 임팩트를 줬다. 그럼에도 성적은 5위였다. 그 이상의 순위로 오르기까지 무언가가 결여돼 있었다. SK는 그 부족한 점을 외면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를 강화시키는 방책을 마련했다.

SK 김태훈. 사진제공|SK 와이번스



● 불펜의 분업화, 주루와 수비의 디테일

SK는 24~25일 롯데와의 개막 2연전에서 선발투수 2인(켈리, 김광현) 외에 7명의 불펜투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흥미로운 사실은 연투를 한 투수가 1명도 없었다는 점이다.

2이닝을 던진 김태훈, 1.2이닝을 던진 서진용이 많이 던진 편에 속했다. 선발투수가 내려간 뒤 스코어가 박빙이어도 체계를 지켰다. 가령 6회에 가장 약한 불펜투수가 올라오고 이닝이 거듭될수록 점점 강한 투수가 올라오는 방식이다. 마무리(박정배)가 아주 강력하지 못한 SK의 처지를 인식하는 토대에서 불펜을 균질화 시키는 전략이다. 손혁 투수코치가 SK에 새로 부임하며 생긴 변화다.

SK의 약점으로 꼽혔던 수비와 주루도 개선됐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의 엔트리 활용폭이 지난해에 비해 눈에 띄게 넓어졌다. 가령 김성현이 버티고 있던 2루수는 최항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외야는 더욱 옵션이 많다.

안타 때 한 베이스를 더 가는 베이스러닝도 SK가 스프링캠프부터 심혈을 기울인 대목이다. 홈런이나 장타가 아니더라도 점수를 낼 수 있는 루트를 만들 수 있음을 개막 2연전에서 입증했다.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SK 선발 투수 김광현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건재한 홈런포, 김광현 효과가 퍼지는 선발진

46개로 홈런왕에 오른 최정을 중심으로 SK는 2017시즌 234홈런을 터뜨렸다. KBO리그 역사상 단일시즌 팀 최다홈런 신기록이었다. SK의 홈런 생산능력은 2018시즌에도 쇠퇴할 이유가 거의 없다. 주력타선이 고스란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정경배 타격코치는 SK 타선에 공을 띄우는 타법을 의도적으로 유도한다. 지난 두 시즌 동안 SK가 보여준 홈런 생산은 우연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여기에 김광현과 앙헬 산체스의 가세는 화룡점정이다. 두 투수의 구위는 각각 자력 10승을 보장할 것이라는 데 야구계에서 큰 이견이 없다. 메릴 켈리, 박종훈, 문승원까지 SK 선발진은 10개 구단 최강에 가깝다. 켈리가 27일 인천 kt전에 앞서 어깨미세염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큰 걱정을 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SK는 초반 대진운도 좋은 편이다. kt, 한화 등 상대적으로 약체로 꼽히는 팀들과의 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4월 들어가서도 KIA만 넘기면 삼성, LG를 만난다. 시작부터 치고 나갈 수 있는 조건이다. 물론 이제 시작인만큼 변수는 흘러넘친다. 다만 SK가 강팀의 자격을 갖춘 것만은 사실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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