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류중일 감독이 밝힌 ‘김현수 2번’ 전진배치 배경

입력 2018-03-27 18: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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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현수. 스포츠동아DB

LG 류중일(55)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부터 김현수(30)의 타순을 놓고 많은 고민을 했다. ‘강한 2번타자’와 ‘좌타 일색’의 갈림길에 선 것이다. 전자의 경우 김현수 뒤에 박용택과 아도니스 가르시아 등 강타자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안익훈~김현수~박용택의 1~3번타자가 모두 좌타자라는 점이 고민을 키웠다. 이는 승부처에서 상대로 하여금 투수 운용을 수월하게 하기 때문이다. 결국 김현수는 24~25일 마산 NC와 개막 2연전에 나란히 5번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장했다.

김현수의 5번타순 배치는 충분히 시도해볼 만했다. 김현수는 클러치 상황에서 해결능력을 갖춘 타자다. KBO리그 통산 득점권 타율도 0.337(1150타수 387안타)에 달한다. 누상에 주자를 모아놓고 김현수가 해결능력을 발휘하길 바란 것인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결국 류 감독이 칼을 빼들었다. 27일 고척 넥센전을 앞두고 “(김)현수를 2번타순으로 전진배치했다. 5번타순에는 임훈이 들어간다. 최근 타격페이스가 좋더라”며 “당분간 계속 현수를 2번에 배치해야 할 것 같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때 현수가 2번타자로 나서 이겼던 기억도 있다. 카드를 하나씩 맞춰봐야겠다”고 밝혔다.

김현수의 2번 배치는 ‘강한 2번타자’를 선호하는 류 감독의 성향과도 궤를 같이한다. 2번타순에서 김현수의 통산 타율은 0.309(314타수 97안타), 출루율은 0.385다. 기존의 3~4번과 견줘 표본이 작지만, 타순 적응에는 문제가 없다. 일단 상대투수가 선두타자를 잡아낸 뒤에도 쉽게 긴장을 풀 수 없다. 게다가 박용택과 가르시아가 뒤에 버티고 있으니 상대 배터리가 김현수와 정면승부를 피할 수 없는 상황도 만들어진다. 류 감독은 “현수가 출루만 잘해줘도 된다”며 “1~3번타자가 모두 좌타자다 보니 우타자를 배치하기도 했는데 연결이 되지 않았고, 경기에서 졌다. 결국 카드(김현수 2번 배치)를 꺼낸 것”이라고 밝혔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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