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허약 & 취약’ 신태용호 불안한 뒷문, 어떻게 보완할까?

입력 2018-03-30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대표팀은 유럽 원정 2차례 A매치에서 고질적인 수비 불안을 해소하지 못하고 2패를 기록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위치 잡고 커버하라!

중원을 거치지 않고 위험 지역으로 길게 공을 넘기는 단조로운 ‘롱 볼 축구’에 축구국가대표팀은 애를 먹었다. 완벽히 상대가 공간을 확보하며 위협해오는 플레이는 어쩔 수 없어도 쉬운 볼 처리조차 안정감을 주지 못하는 등 전체 라인이 흔들렸다는 점이 도마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왜소한 수비수들의 체격이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냐고 우려한다.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덩치 큰 선수가 탄생할 수는 없는 노릇. 방법도 없다. 지금은 장현수(FC도쿄)~김민재~홍정호(이상 전북 현대) 등 기존 자원을 믿어야 할 때다. 다만 개선의 필요성은 있다. 한준희 KBS해설위원은 “단순한 공격에 당하지 않으려면 민첩성, 기동력, 성실함이 필요하다. 개인 싸움에서 밀리면 조직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했다.

몸싸움, 일대일 경합에서 밀려 첫 볼은 놓치더라도 세컨드 볼 등 리바운드 볼은 최대한 소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탁월한 위치선정,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풀백 등 주변의 커버 플레이가 핵심이다.

여기에 대형 및 간격 유지도 필요하다. 누군가 대인방어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동료들이 제 임무를 확실히 숙지하고 있으면 상대를 괴롭힐 수 있다. 한 걸음 더 뛰며 조직을 가미하면 공격과 수비를 좀더 유리하게 풀어갈 수 있다.

한 위원은 “스웨덴과 독일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독일은 ‘롱 볼’을 즐기지 않는다. 상대를 철저히 분석하고, 그들이 좋아하는 축구를 막아야 한다. 누굴 막을지, 어느 공간을 어떻게 차단할지 (최종엔트리) 23명 전부가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짜임새를 가미하라!

“제공권 다툼은 머리가 아닌, 발로 뛰며 하는 느낌을 줘야 한다”고 동조한 박문성 SBS해설위원은 단단하지 못한 플레이를 아쉬워했다. 전반적으로 여물지 않은 듯한 인상을 줬다는 얘기다. 모두가 수비를 하는 조직적인 움직임이 없다는 걸 언급했다. “실점 장면을 보면 어시스트가 나오기 직전에 상대 패스가 아주 자유롭게 이뤄졌다. 자기 앞으로 볼이 온 뒤에야 움직이면 때는 늦다”고 박 위원은 꼬집었다.

실제로 태극전사들은 먼저 예측하고 생각하면서 움직이는 이상적인 축구와 거리가 멀었다. 틀이 잡히지 않고, 짜임새가 없는데 포메이션을 경기 도중 선수 교체를 통해 바뀌면서 다소 혼란이 가중된 측면도 없지 않았다. 박 위원은 “확실하지 않은 조직에서의 실험은 더 불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플랜A부터 다지는 것이 급선무다. 스리백과 파이브백 등 플랜B·C는 차후 문제다. 박 위원은 “3월은 아무래도 베스트11이 확실히 구축됐어야 했다. 5월과 6월 초까지도 기회는 있지만 최대한 빨리 결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소통 확대와 심리 안정

대표팀을 경험한 전·현직 감독들은 “월드컵처럼 큰 무대에서는 ‘선 수비-후 공격’을 기본 포맷으로 삼아야 한다. 경기를 지배하고 다득점까지 하면 더 없이 좋겠지만 우린 상대적인 약체라는 낮은 자세로 접근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A감독은 “일단 5월 중순 소집부터는 집중적인 수비 훈련이 필요하다. 다만 벤치가 염두에 두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면 직간접적으로 신 감독의 철학과 방향을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 이미지 트레이닝도 큰 훈련”이라고 했다.

태극전사들의 심리도 걱정스럽다. 작은 실책으로 인한 실점이 잦아지면서 경기 막바지로 향할수록 뭔가 쫓기는 듯 하다는 것이 B감독의 이야기다. “후반 막바지 실점이 많다. 높은 집중력이 요구되는 시점에 생각지 못한 위기를 맞이하고, 계속 골을 내줘 불안함을 준다. 체력도 바닥인데, 심적 압박까지 받으면 평소와 다른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

여기에 여론의 화살까지 겹칠 경우, 선수들은 자신에게 공이 오는 것을 두려워하게 될 수 있다. 실제로 몇몇 특정 선수들이 원색적이고 과도한 비난으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신 감독을 비롯한 많은 축구인들이 한결같이 “지금은 비판과 비난이 아닌 응원과 격려가 필요하다”며 따스한 분위기를 당부하고 있는 배경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