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 KT 데뷔전, 최고구속 148㎞에서 찾은 희망

입력 2018-04-08 18:5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8회초 무사에서 kt 니퍼트가 구원 등판해 볼을 던지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T 김진욱 감독은 외국인투수 더스틴 니퍼트(37)의 등판 시기를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니퍼트는 스프링캠프 당시 어깨에 불편함을 느껴 1군 합류가 늦어졌는데, 3일 서산 한화와 2군 경기에서 4이닝을 소화하며 복귀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김 감독은 이후 니퍼트의 상태를 면밀히 체크했다.

그러나 6일 한화전이 미세먼지로 인해 취소되면서 일정에 변화가 생겼다. 당초 니퍼트가 나설 것으로 예상된 8일 선발은 고영표가 맡았고, 니퍼트는 같은 날 계투로 나섰다. 김 감독은 8일 한화전에 앞서 “(니퍼트가) 짧게 한 번 던질 것이다”며 “원래 선발등판 예정이었지만, 6일 경기가 취소됨에 따라 일정을 바꿨다. 고영표의 휴식일정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니퍼트의 KT 데뷔전이라는 큰 틀은 유지하면서 1일 수원 두산전에 선발등판했던 고영표의 등판간격이 길어지지 않도록 조절한 것이다. 김 감독은 “불펜피칭을 대신해 1군 마운드에 오른다고 보면 된다. 경기 감각을 회복하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니퍼트는 KT가 6-3으로 앞선 5회부터 불펜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자 KT 홈팬들이 자리 잡은 1루측 관중석이 술렁였다. 애초 니퍼트는 선발투수 고영표(6이닝 3실점)가 교체된 7회 마운드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지만, 6-6 동점이 되면서 등판 시기가 미뤄졌다. 함께 몸을 풀던 심재민과 이상화가 먼저 마운드로 향했고, 니퍼트는 점퍼를 착용한 채로 기다렸다.

8-8로 맞선 8회 마침내 마운드에 오른 니퍼트의 어깨는 무거웠다. 경기 감각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팀의 승리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까지 가중한 탓일까. 첫 상대 최재훈과 최진행에게 연달아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2루의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정경운을 3루수 땅볼로 유도하며 단숨에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아냈고, 이용규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덕아웃에 들어오는 동료들을 기다렸다가 격려하는 장면은 두산 시절(2011~2016시즌)의 그 모습 그대로였다. 9회부터 엄상백에게 바통을 넘긴 니퍼트의 성적은 1이닝 2안타 무실점. 빠른 공(7개)과 슬라이더(4개), 체인지업(3개)을 섞어 총 14구를 던졌는데, 최고구속이 148㎞까지 나온 점이 희망적이었다. 팀은 연장 끝에 8-12로 패했지만, 건강한 니퍼트의 발견은 큰 수확이었다.

수원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