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S시 승률 0.755, 그만큼 커진 선발야구의 중요성

입력 2018-04-1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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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헥터-양현종-두산 이용찬-린드블럼(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야구에서 퀄리티스타트(QS)는 선발투수가 6이닝을 3자책점 이하로 막아냈음을 의미한다. 이는 흔히 말하는 호투의 기준점이기도 하다. 수비 실책 등으로 인해 실점이 자책점보다 많은 경우를 제외하면, 선발투수가 기본적인 몫을 해냈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QS시 팀 승률은 ‘강한 선발투수’를 강조하는 최근의 흐름과도 궤를 같이한다.

9일까지 프로야구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에서 10개 구단은 총 64게임을 치렀고, 이 중 선발투수가 QS를 기록한 경기는 49게임이다. 이때 승률은 0.755(37승 12패)에 달한다. 2017시즌에는 총 720경기에서 573회 QS가 나왔고, 승률은 0.714(401승161패11무)였다. QS가 승리를 보장하진 않지만, 적어도 승리 확률은 높였다는 의미다.



● KIA·두산 : QS는 승리 보증수표

KIA와 두산은 올 시즌 선발투수가 QS를 기록한 6게임에서 6전승을 거뒀다. KIA는 팀 타율(0.317)과 계투진 방어율(3.20) 부문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선발진이 기본적인 몫만 해주면 팀이 이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팀의 8승(5패) 가운데 6승이 선발진의 힘으로 만들어졌다. 2017시즌에도 QS시 0.824(61승1무13패)로 리그에서 가장 높은 승률을 자랑했다. 지난해 나란히 20승을 챙겼던 ‘40승 듀오’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가 각각 두 번씩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해 두 번 모두 승리를 챙겼다.

시즌 초반 선두를 질주 중인 두산(9승3패)은 팀 타율(0.279) 5위, 방어율(5.25) 7위다. 겉으로 보기에는 투타의 밸런스가 썩 좋아 보이지 않지만, 강력한 선발진을 앞세워 버티고 있는 케이스다. 두산 선발 투수 중 ‘유이’하게 2승씩을 거둔 조쉬 린드블럼과 이용찬 역시 두 번의 QS에서 모두 승리 기쁨을 맛봤다. KIA, 두산과 견줘 표본이 작지만 SK(3승)와 한화(2승)도 QS를 기록한 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1회말 1사 1루에서 넥센 박병호가 kt 류희운을 상대로 좌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린 뒤 김하성과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고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넥센과 LG의 차이는 무엇일까

넥센의 강점은 강력한 타선이다. 타선이 많은 점수를 뽑아주면 선발투수의 부담도 줄어든다. ‘득점 지원’이라는 단어가 자주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넥센은 올 시즌 QS를 기록한 6게임에서 5승1패를 기록했는데, 유일한 패배가 타선이 3점을 뽑는 데 그친 8일 광주 KIA전이다. 리그 최하위(10위)의 팀 득점권타율(0.238)에도 불구하고 네 번째로 많은 20개의 홈런으로 이 약점을 상쇄했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8차례 QS를 기록한 삼성은 5승3패, NC는 4승2패, KT는 3승1패의 성적을 거뒀고, 한화와 더불어 QS 횟수가 가장 적은 롯데는 1승1패를 기록했다. LG는 QS를 기록한 6경기에서 2승4패의 성적을 거뒀다. 팀 득점권타율 8위(0.250)의 부진한 해결능력에 발목 잡혔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QS시 승률이 5할을 밑돈다.

선발진이 무너지며 고전하고 있는 롯데.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 다시금 강조되는 선발야구 중요성

넥센 장정석 감독은 “흐름이 중요하다”며 “선발투수가 그 흐름을 만들어준다고 보면 된다. 수비시간을 짧게 하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항상 선발투수에게 템포를 강조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MBC스포츠+ 정민철 해설위원은 “마운드에서 오래 버텼다는 것은 그만큼 실점이 적었다는 의미”라고 선발투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17시즌 QS시 승률 2위(0.787·37승10패1무)를 기록한 NC 김경문 감독은 “선수들이 이길 수 있는 경기는 반드시 잡으려고 노력한 결과”라고 밝혔다. 조범현 스포츠동아 해설위원도 “선발투수가 와르르 무너지지 않아 계산이 서는 야구를 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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