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고속 포크볼러’ 한화 박상원의 ‘초고속 성장기’

입력 2018-04-11 14: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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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한화는 계투진을 젊은 투수들 중심으로 재편했다. ‘혹사 논란’이 끊이질 않았던 한화 불펜에 등장한 새 얼굴을 보는 일은 팬들 입장에서도 즐겁다. 그 중심에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지닌 2년차 우투수 박상원(24)이 있다. 빠른 공과 포크볼, 슬라이더의 조합은 필승계투조로 자리 잡기에 손색이 없다. 게다가 남다른 멘탈(정신력)까지 갖췄다. 한화 한용덕 감독이 승부처에서 그를 믿고 쓸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2스트라이크 이후 그가 위닝샷으로 즐겨 던지는 포크볼은 시속 140㎞를 넘나든다. 웬만한 투수들의 빠른 공 구속과 맞먹는다. 그의 씩씩한 투구를 보면 일본프로야구(NPB)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군림했던 우에하라 고지(요미우리)와 후지카와 규지(한신)의 향기도 느껴진다. 이에 박상원은 “대단한 투수들 아닌가. 나는 아직 더 배워야 하는 입장”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 구속보다 정확성


박상원은 휘문고 3학년 때 포크볼을 처음 던졌다. 그때는 지금처럼 구속이 빠르지 않았고, 제구도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다. 포크볼은 스트라이크존 근처에서 급격히 떨어지며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구종이다. 제구가 되지 않아 가운데로 몰리면 여지없이 장타로 이어질 수 있어 ‘양날의 검’으로 불린다.

박상원은 11일 “연세대 4학년 때 어깨가 아팠던 탓에 프로 입단 직후 구속이 떨어졌다. 꾸준한 훈련을 통해 구속을 끌어올리니 포크볼도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처음에는 빠르기만 하고 제구가 되지 않았는데, 2군에서 최계훈 감독님과 이재우 코치님이 ‘원바운드가 돼도 좋으니 자주 던져봐야 한다’고 자신감을 주셨고, 트레이닝파트 코치님들이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힘도 붙었다. ‘원하는 코스에 더 정확하게 던져야 한다’는 선배님들의 조언도 힘이 됐다. 이제는 포크볼을 던질 때 무조건 낮은 코스만 보지 않고, 최대한 정확하게 던지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구속도 잘 나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연구는 계속된다


박상원은 2017년 10월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와 마무리캠프, 스프링캠프(오키나와)까지 완주하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다. 여러 과정을 거치며 자신감은 더 커졌다. 한 감독도 “(박)상원이는 강심장”이라고 치켜세웠다. 강력한 불펜을 구축해야 하는 한화 입장에선 구위와 멘탈을 모두 갖춘 박상원의 존재가 무척 소중하다.

박상원은 “불펜피칭 때도 송진우 투수코치님과 함께 이미지트레이닝을 하면서 타자가 서 있다고 생각하고 던지다 보니 제구력도 좋아진 것 같다. 좋은 공이 하나씩 들어가면 자신감이 생기더라. 무엇보다 제구력이 뛰어난 선배님들의 조언을 흡수하려 했다. 제구력이 좋은 이유가 있더라. ‘못 던졌을 때는 항상 투구를 복기하라’는 박정진 선배의 조언도 큰 힘이 됐다. 경험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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