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승’ 류현진, 과감한 몸쪽 투구와 커터의 하모니

입력 2018-04-11 14: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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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류현진(31)이 완벽한 팔색조로 거듭났다. 빠른 공과 컷패스트볼(커터), 커브, 체인지업이 완벽한 하모니를 이뤘다. 그 결과 무결점 투구로 올 시즌 첫 승에 입맞춤했다.

류현진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오클랜드와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90구를 던지며 1안타 1볼넷 8삼진 무실점의 깔끔한 투구로 팀의 4-0 승리를 이끌고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방어율도 종전 7.36에서 2.79(9.2이닝 3자책점)로 끌어내렸다. 10일까지 메이저리그(MLB) 30개팀 중 팀 타율 6위(0.253)였던 오클랜드 타선을 꽁꽁 묶어 의미는 더 컸다.

● 단 하나의 외야 뜬공이 시사하는 것


류현진이 잡아낸 18개의 아웃카운트 가운데 삼진(8개)과 땅볼(6개)의 비율이 무려 77.8%(14개)에 달했다. 뜬공은 4개였고, 이 가운데 외야를 향한 타구는 1회 선두타자 마커스 세미언의 좌익수 뜬공이 유일했다. 후속타자 맷 채프먼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에는 5회 2사 후 스티브 피스코티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할 때까지 13개의 아웃카운트 중 12개를 삼진과 땅볼로 잡아냈을 정도로 안정감이 넘쳤다. 다저스 타선은 1회 크리스 테일러와 코리 시거의 연속타자홈런, 6회 맷 켐프의 솔로홈런과 로건 포사이드의 적시타로 4점을 지원하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7~9회 마운드에 오른 토니 싱그라니~로스 스트리플링~켄리 젠슨도 3이닝을 실점 없이 틀어막고 류현진의 첫 승을 완성했다. 류현진 입장에선 모든 게 뜻대로 풀린 날이었다. 2회 첫 타석에서 볼넷,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좌전안타를 터트리며 타석에서도 100% 출루에 성공한 것은 덤이었다.

●예리한 커터, 얼마나 위력적이었나


이날 류현진의 빠른 공(36개) 최고구속은 147.8㎞(91.9마일)까지 찍혔다. 여기에 평균구속이 140㎞까지 나온 커터(25개)와 커브(15개), 체인지업(13개), 슬라이더(1개)를 곁들이니 그 위력이 배가했다. 8개의 삼진을 솎아낸 결정구는 커터 5개와 빠른 공, 커브, 체인지업이 각각 한 개였다. 2스트라이크까지 빠른 공을 마음껏 던지고, 자신 있는 세 가지 변화구로 상대 타자를 요리한 것이다. 2회에는 우타자 조너선 루크로이와 스티븐 피스코티를 상대로 커터를 던져 땅볼을 유도했는데, 빠른 공을 던질 때와 같은 팔 스윙으로 타자의 배트 손잡이 부분에 맞혀 잡는 전략이 완벽하게 통했다. 우타자를 상대할 때 커터로 스트라이크존의 바깥쪽을 공략해 삼진을 유도하는 투구도 돋보였지만, 과감한 몸쪽 승부를 펼치며 땅볼을 유도한 장면도 백미였다. MBC스포츠+ 정민철 해설위원은 “오클랜드 타자들이 빠른 공을 노릴 때 커터로 공략한 것이 효과를 봤다. 커터의 각도 예리했다”고 분석했다.

●흔들리던 팀 내 위상…더 의미있는 오클랜드전 승리


류현진은 올 시즌 첫 등판인 3일 애리조나 원정에서 3.2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다. 무엇보다 5개의 볼넷을 허용한 부분을 스스로 납득하지 못했다. 이에 따른 아쉬움을 상쇄한 점도 이번 등판에서 얻은 수확이다. 정민철 위원은 “스스로도 많은 볼넷을 허용한 점이 가장 기분 나쁘다고 했다”며 “오클랜드가 우타자 위주의 타선을 짰는데, 류현진이 자신 있게 몸쪽을 공략했다. 늘 잘해왔던 것을 겁내지 않고 과감하게 실행에 옮긴 결과”라고 밝혔다. 류현진은 오클랜드전에 앞서 5선발 자리를 위협받는 등 팀 내 위상이 불안했던 터라 이번 등판은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그래더 더 의미있게 다가온 시즌 첫 승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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