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베이스볼] ‘젊고 건강해진’ 한화, 이상군 전 감독대행의 공도 잊지 말자

입력 2018-04-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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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군 전 감독대행. 스포츠동아DB

한화는 한용덕(52)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2018시즌 초반부터 과거와 확 달라진 모습으로 화제를 모은다. 특히 원칙에 입각한 투수 운용과 젊어진 선수층은 과거와 가장 달라진 부분이다. 주전급 선수층 확장이라는 1차 목표를 향한 첫 발걸음이 순조롭다는 증거다.

이쯤에서 2017년 5월 23일로 시간을 돌려보자. 김성근 감독의 퇴진과 동시에 이상군 투수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이 전 감독대행은 지휘봉을 잡자마자 ‘건강야구’를 목표로 내걸었다. 투수들의 마구잡이식 등판을 지양하는 동시에 경쟁을 유도해 강한 팀을 만들겠다는 의미였다.

현재 한화의 1군 멤버 가운데 이 전 감독대행 체제에서 처음 데뷔전을 치른 선수들도 있었다. 필승계투요원 박상원(24)과 서균(26), 내야수 정경운(25)이 그들이다. 특히 박상원과 서균은 한화의 강력한 불펜을 이끄는 핵심자원으로 성장했다. 2017시즌을 통해 1군 경험을 쌓은 덕분에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에서 눈도장을 받을 수 있었다. 한화 구단 내부에서 이 전 감독대행의 공을 부정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거포 유망주 김태연(21)과 좌투수 이충호(24),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한 포수 박상언(21)도 이 전 감독대행 시절 육성선수에서 정식선수로 전환해 1군의 단맛을 본 케이스다.

이상군 전 감독대행. 스포츠동아DB


계투진의 과부하를 막고 건강한 투수운용이 가능토록 초석을 다진 것도 이 전 감독대행의 공이다. 선발투수가 최소한 5이닝을 소화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김성근 전 감독 재임 기간 한화 선발진의 평균 소화이닝은 4.1이닝에 불과했다. 2016시즌 한화 선발투수가 5이닝 이상 소화한 경기는 144경기 가운데 61게임이었는데, 이 전 감독대행은 97경기만 치르고 이 수치를 찍었다. 자연스럽게 계투진의 혹사가 줄었고, 젊은 선수들의 동기부여는 커졌다.

권혁, 송창식, 박정진 등 베테랑 투수들을 보호하는 데도 힘썼다. 권혁은 지난해 8월 17일 경기를 끝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쳤고, 송창식은 9월 8일, 박정진은 9월 26일부터 쉬었다. 미래를 장담할 수 없어 성적을 내야만 하는 상황에도 구단의 비전인 ‘뉴 챌린지’에 맞춰 팀을 운용했다.

이 전 감독대행은 빙그레 시절인 1986년 입단해 2001년 은퇴할 때까지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100승(77패)을 채운 레전드다. 은퇴 후 스카우트, 운영팀장, 투수코치, 감독대행까지 여러 보직을 맡았다. 한화의 도약에 힘쓴 ‘이글스 맨’은 마지막까지 팀의 미래만 생각했다. 그의 공을 잊어선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현재 구단의 기술고문 자격으로 전국의 고교팀 코치들에게 경험을 전수하고 있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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