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왕·PO MVP까지 막아버린 김영기 총재

입력 2018-04-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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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SK와 원주 DB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 경기에서 SK가 우승을 차지한 뒤 MVP로 선정된 화이트가 김영기 총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학생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SK와 원주 DB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 경기에서 SK가 우승을 차지한 뒤 MVP로 선정된 화이트가 김영기 총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학생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가 서울 SK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SK의 외국인선수 테리코 화이트(28)는 챔피언결정전 6경기 평균 25.0점·5.3리바운드·7.5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플레이오프(PO)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했다.

팀을 우승으로 이끈 선수는 차기시즌 ‘재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SK가 화이트와 재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KBL이사회는 다음 시즌 외인 신장 규정을 장신 200㎝이하, 단신 186㎝이하로 강화했다. 화이트의 신장은 192.6㎝다. 다음시즌부터는 장신선수로 분류된다.

대부분 구단은 장신선수 선발 시 골밑을 책임질 센터·파워포워드를 원한다. 화이트는 외곽공격에 능한 슈팅가드다. KBL 이사회의 신장제한 강화로 화이트의 가치는 뚝 떨어졌다.

그는 미국으로 떠나기 전 신장측정에 나설 계획이지만, 7㎝를 줄이기는 쉽지 않다. 화이트는 18일 우승을 확정한 직후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라며 좋아했지만, 곧바로 자신이 최고의 순간을 누린 SK를 떠나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KBL 이사회가 결정한 신장제한으로 인해 올 시즌 정규리그 득점왕(평균 25.7점) 데이비드 사이먼(36·203㎝·KGC)은 이미 다음 시즌 뛸 수 없게 된 상태다. 그는 출국 직전 논현동 KBL 센터에서 신장측정을 한 결과 202.1㎝가 나왔다.

이번 신장제한 강화는 전적으로 KBL 김영기(82) 총재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그는 프로농구 원년 무대를 누빈 제럴드 워커(은퇴·184㎝) 같은 단신가드 영입을 원하고 있다. 사이먼과 화이트는 상대 팀들로 하여금 ‘수비하기 어려운 선수’로 통했다. 각 팀들은 이들에 대한 수비걱정을 덜었다. 김 총재가 막아버렸으니 말이다. 다음 시즌 ‘올해의 수비수’상을 김 총재에게 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그는 곧 총재 임기를 마치고 자리를 떠난다.

김 총재가 밀어붙인 신장제한으로 인해 프로농구 팬들은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을 선보인 득점왕과 PO MVP를 다음 시즌에 볼 수 없게 됐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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