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SK와 원주 DB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 경기에서 SK가 우승을 차지한 뒤 MVP로 선정된 화이트가 김영기 총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학생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팀을 우승으로 이끈 선수는 차기시즌 ‘재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SK가 화이트와 재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KBL이사회는 다음 시즌 외인 신장 규정을 장신 200㎝이하, 단신 186㎝이하로 강화했다. 화이트의 신장은 192.6㎝다. 다음시즌부터는 장신선수로 분류된다.
대부분 구단은 장신선수 선발 시 골밑을 책임질 센터·파워포워드를 원한다. 화이트는 외곽공격에 능한 슈팅가드다. KBL 이사회의 신장제한 강화로 화이트의 가치는 뚝 떨어졌다.
그는 미국으로 떠나기 전 신장측정에 나설 계획이지만, 7㎝를 줄이기는 쉽지 않다. 화이트는 18일 우승을 확정한 직후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라며 좋아했지만, 곧바로 자신이 최고의 순간을 누린 SK를 떠나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KBL 이사회가 결정한 신장제한으로 인해 올 시즌 정규리그 득점왕(평균 25.7점) 데이비드 사이먼(36·203㎝·KGC)은 이미 다음 시즌 뛸 수 없게 된 상태다. 그는 출국 직전 논현동 KBL 센터에서 신장측정을 한 결과 202.1㎝가 나왔다.
이번 신장제한 강화는 전적으로 KBL 김영기(82) 총재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그는 프로농구 원년 무대를 누빈 제럴드 워커(은퇴·184㎝) 같은 단신가드 영입을 원하고 있다. 사이먼과 화이트는 상대 팀들로 하여금 ‘수비하기 어려운 선수’로 통했다. 각 팀들은 이들에 대한 수비걱정을 덜었다. 김 총재가 막아버렸으니 말이다. 다음 시즌 ‘올해의 수비수’상을 김 총재에게 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그는 곧 총재 임기를 마치고 자리를 떠난다.
김 총재가 밀어붙인 신장제한으로 인해 프로농구 팬들은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을 선보인 득점왕과 PO MVP를 다음 시즌에 볼 수 없게 됐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