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의 여정, ‘차준환 아이스쇼’는 무엇을 남겼나

입력 2018-04-23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차준환. 스포츠동아DB

그간 국내에서 개최된 아이스쇼는 ‘피겨 여왕’ 김연아(28·은퇴)의 엄청난 파급효과 덕분에 늘 성공을 거뒀다. 실제로 아이스쇼 문화 자체가 김연아로부터 시작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20~22일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인공지능 LG ThinQ 아이스 판타지아 2018’은 ‘신성’ 차준환(17·휘문고)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아이스쇼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컸다.

‘아이스 판타지아 2018’의 캐스팅은 화려했다. 과거 김연아의 전담코치이자 현재 차준환을 지도하고 있는 브라이언 오서가 총감독을 맡았고, 피겨 최강국으로 손꼽히는 러시아의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알리나 자기토바와 은메달리스트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 2014소치동계올림픽과 평창올림픽 페어 금메달리스트 타티아나 볼로소자-막심 트란코프(러시아), 알리오니 사브첸코-브루노 마소트(독일) 조가 환상적인 연기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러시아 남자 피겨 영웅 예브게니 플루센코의 연기도 돋보였다. 경쟁이 아닌 이벤트였지만, 연기 하나하나 허투루 준비하지 않은 모습에서 프로다움이 느껴졌다. 관중석 한 켠에서 차준환 등 제자들의 연기를 유심히 지켜보던 오서 코치도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차준환과 김진서(22·한국체대), 민유라(23)-알렉산더 겜린(25) 조 등 국내 선수들에게도 큰 수확을 남긴 이벤트였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아이스쇼 무대에 선 것은 돈 주고도 못 살 값진 수확이다. 단순히 서로의 무대를 지켜보는 것과 함께 호흡을 맞춰 연기를 펼치는 것의 차이는 엄청나다. 주최 측 관계자는 “차준환의 이름을 걸고 개최한 새로운 아이스쇼의 흥행 가능성을 확인한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흥행에도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총 좌석수 3500석인 목동아이스링크에 첫날(20일) 2720명, 둘째날(21일) 3170명의 관객이 몰렸고, 마지막 날인 22일에도 3300여명이 들어찼다. 이는 ‘누가 주인공이냐’를 떠나, 아이스쇼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결과였다.

목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