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성열. 스포츠동아DB
그러나 과감한 전략과 무리한 운용은 의미가 다르다. 한화가 25일 경기를 승리한 비결은 바로 전자였다. 2-0에서 2-2로 추격을 허용한 9회. 과감한 대주자와 대타 작전이 완벽하게 들어맞은 것이다. 대타 이성열의 결승타로 3-2의 승리를 거둔 한화는 5연패에서 벗어나며 시즌 전적 12승 13패를 마크했다.
결승점을 만들어낸 상황은 마치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9회 1사 후 김태균이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로 출루에 성공했다. 그러자 한화 벤치는 곧바로 대주자 이동훈을 투입했다. 연장 승부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고, 김태균이 지명타자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과감한 결단이었다. 2사 1·2루에선 김회성 타석에 대타 이성열을 내세웠다. 김회성의 1루 수비력이 한 수 위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또한 과감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이성열이 KIA 김세현의 초구 패스트볼(시속 146㎞)을 공략해 좌전 적시타로 연결하며 모든 작전이 성공으로 귀결됐다. 다소 짧은 안타였지만, 발이 빠른 이동훈이 홈을 밟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이성열은 이번에도 팀이 어려울 때 구세주로 나섰다. 올 시즌 처음 1군 무대를 밟은 8일 수원 KT전에서 5타점을 폭발하며 팀이 상승세를 타는 출발점에 섰던 이성열이다. 그가 이번에는 연패 스토퍼로 나서 또 한 번의 도약을 기대케 했다. 시범경기 두 타석만에 사구에 따른 부상으로 잠시 쉬어야만 했던 그가 이제는 한화의 ‘해피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모양새다. 한 감독도 경기 후 “이성열과 김태균 등 베테랑들이 중요한 순간에 역할을 잘해줬다. 베테랑의 필요성을 보여준 한판”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광주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