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윤희상은 그렇게 불펜투수가 되어간다

입력 2018-04-28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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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와이번스와 LG트윈스 경기가 열렸다. 9회말 2사 1,2루 LG 김용의를 삼진 아웃시키며 세이브를 따낸 SK 윤희상이 기뻐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와이번스와 LG트윈스 경기가 열렸다. 9회말 2사 1,2루 LG 김용의를 삼진 아웃시키며 세이브를 따낸 SK 윤희상이 기뻐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SK 윤희상(33)은 2018시즌부터 선발에서 불펜으로 전환했다. 100이닝 이상 투구한 시즌이 4차례에 이를 만큼 커리어 대부분을 선발로서 보냈다.

사람은 익숙한 것을 바꾸기 싫어하는 법이다. 보직 변경을 제의받았을 때, 윤희상은 고민을 거듭했다. 젊었을 적, 윤희상은 생각을 단순하게 변환하는 것이 장점인 투수였다. ‘칠 테면 치라’는 배짱을 가지고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 대담함이 선발로서 성공을 이끌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렀고, 맡은 위치가 바뀌자 윤희상의 생각도 달라졌다. 야구를 어렵게 대하는 시선이 깊어졌다. 윤희상은 “불펜투수로 던져보니 공 하나를 던지더라도 전력을 다하게 된다”고 말했다.

선발이라면 완급조절이 미덕이었지만 불펜은 그것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빚어낼 수 있다는 경계심이 생긴 것이다. 좁게는 선발투수의 승리, 넓게는 팀의 1승이 그의 공 1구 1구에 걸려 있는 무게감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윤희상은 27일까지 13경기에서 방어율 5.91을 기록 중이다. 27일 고척 넥센전도 1이닝 무실점으로 7회초를 삭제했다. 윤희상은 “불펜투수는 한번만 못 던지면 방어율이 치솟는다”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패배가 1개도 없다. 홀드는 4개를 얻었고, 세이브도 1개를 성공시켰다. 4홀드는 신재웅과 더불어 SK 최다다.

마무리 박정배(35)와 더불어 SK 불펜진의 최선참이다. 두 투수는 생각의 교류를 많이 나눈다. 그런 바탕에서 불펜진 전체에 심적 안정감을 주는 존재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단순히 드러난 개인 성적이 전부가 아닐 때가 있다. 윤희상은 그 어렵다는 변화를 받아들였고, 새롭게 발을 디딘 지점에서 더 향상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숫자로 찍히지 않아도 SK 내부에서 아는 사람은 안다.

고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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