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드 1위 제로맨’ 넥센 김상수, 최강 필승조 정착 비결

입력 2018-05-0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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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김상수.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10경기 이상 마운드에 오른 KBO리그 투수 가운데 자책점을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은 투수는 김상수(30·넥센)와 서균(한화), 두 명이 전부다. 이 중 실점조차 없는 투수로 범위를 좁히면, 김상수가 유일하다. 13경기(12이닝)에서 리그 최다인 9홀드를 기록하며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승계주자를 홈에 불러들인 것도 두 차례가 전부다. 0.167의 피안타율과 0.92의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김상수의 안정감을 설명한다.

김상수는 전형적인 대기만성형 선수다. 2006시즌 신인지명회의 2차 2라운드(전체 15번)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고, 2008년 1군에 데뷔했다. 그러나 국군체육부대(상무)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15시즌까지 그의 존재감은 한마디로 미미했다. 2010시즌을 앞두고 장원삼의 트레이드 반대급부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을 때도 삼성 내야수 김상수(27)와 동명이인으로 더 잘 알려졌을 정도다.

그러나 지금의 입지는 완전히 달라졌다. 김상수는 넥센 불펜의 든든한 허리로 자리매김했다. 2016~2017시즌 2년 연속 60경기 이상 등판하며 존재감을 뽐냈고, 2017시즌에는 마무리로 등판해 15세이브를 따냈다. 이는 김상수에게 절체절명의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확실한 자신감을 심어줬다.

그의 업그레이드는 ‘내가 과거에 왜 실패했을까’라는 단순한 질문으로부터 시작했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도 답하지 못하던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었기에, 후배들에게 조언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김상수의 회상이다.

김상수는 시속 150㎞대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는 아니다. 그러나 투구에 대한 철학이 워낙 확고하다. ‘적은 투구수로 많은 아웃카운트를 잡는 효율적 야구’를 추구하는데, 맞혀 잡으며 투구수를 관리하기 위해 공의 무브먼트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지금 김상수는 자신이 추구하는 야구를 마운드 위에서 마음껏 하고 있다. 김상수와 상대했던 한 타자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공의 무브먼트가 좋다. 칠 수가 없더라”고 했다.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의 결과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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