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②] ‘범바너’ 조효진-김주형 PD “이광수, 천생 예능인”

입력 2018-05-1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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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앞서 인터뷰 ①에서 언급한 대로 ‘범인은 바로 너!’는 유재석을 중심으로 이광수 김종민 안재욱 박민영 그리고 엑소 세훈과 구구단 세정을 캐스팅했다. 애초 가제는 ‘덤앤더머 디텍티브’였지만 남성 출연자와 소수의 여성 출연자가 함께 구성됐다. 성비와 멤버들 각자의 역할에서 ‘런닝맨’과 유사한 구성을 보이는 ‘범인은 바로 너!’. 유재석보다 높은 연배를 찾다 캐스팅된 ‘맏형’ 안재욱은 지석진을, 첫 번째 여성 멤버 박민영은 송지효를 떠올리게 한다. “망가지는 사람이 많으니까 막내는 멀쩡한 사람을 원했다”는 이유로 캐스팅된 세훈도 ‘런닝맨’ 초창기 시절 송중기의 역할과 비슷하다.

현재 유재석과 ‘런닝맨’에 함께하고 있는 이광수가 있어서 더욱 ‘런닝맨’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이광수는 배우이기 전에 ‘예능인’으로서 캐스팅됐다는 것. ‘범인은 바로 너!’의 연출진이 기대한 이광수의 역할은 김종민과 함께 “예능의 기본 재미를 보장할 사람 중 하나”였다. 이처럼 조효진 PD와 김주형 PD는 ‘예능인 이광수’에 대해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이광수 씨는 이제 배우 겸 예능인 아닌가요? 하하. 물론 드라마 ‘라이브’에서도 정말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광수 씨는 제가 예능 판에 처음 들여놨는데 예능을 8년 정도 한 친구기 때문에 믿음이 있죠. 첫 녹화 전날 전화 와서 ‘너무 떨린다’는 거예요. 떨리면 안 되는 사람 중의 하나인데…. 하하. 믿음이 가니까 3회 차에 ‘살인자 이광수’라는 제목으로 중요한 롤도 줄 수 있었어요. 유재석 형도 항상 ‘천생 예능인’이라고 해요.”(조효진 PD)

“우리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연기력에도 연출자로서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요. 워낙 선수라 잘 하기도 하고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확실히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이에요.”(김주형 PD)


‘범인은 바로 너!’가 ‘런닝맨’과 흡사하다고 느껴지는 또 다른 지점은 연출에 있다. 이는 ‘런닝맨’을 오래 이끌었던 조효진 PD가 김주형 PD와 함께 만든 프로그램이니 어쩌면 당연한 걸지도. 두 PD 또한 이를 인정하면서도 ‘범인은 바로 너!’만의 차별성에 대해 강조했다.

“아무래도 ‘런닝맨’을 오래 했으니 편집이나 결은 비슷할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디테일한 자막이나 풀어가는 방식은 ‘범인은 바로 너!’로서의 강점이 있어요. 우리가 꿈꾸는 새로운 틀 안에서 탐정단 멤버들이 잘 적응했고 결과물도 그렇게 나왔다고 생각해요. 우리 프로그램만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김주형 PD)

“초반부 집중적으로 생각한 가장 큰 차이는 가상현실에 들어가는 것이에요. 연기자들이 가상현실 속에서 한 팀이 되어서 사건을 이어가는 거죠. 분명 다른 지점이 있기 때문에 재밌을 것 같았어요. 회를 거듭할수록 캐릭터가 잡혀 나가고 멤버 간 케미스트리도 쌓이더라고요. 우리 프로그램의 강점은 중반부 이후에 강조될 거예요.”(조효진 PD)

‘범인은 바로 너!’는 추리 예능이라는 소재 때문에 ‘크라임씬’과 비교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 PD는 “추리 예능에서 시작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가상현실’에 먼저 접근했다”고 밝혔다.

“가상현실을 예능화하고 싶었어요. 가상현실을 만들어놓고 연기자들을 뛰놀게 하는 거예요. 스티븐 스필버그의 가상현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예능으로서 현실화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어울릴 수 있는 장르적인 특징을 찾다가 추리를 붙이면 조금 낫지 않을까 싶었어요. 조금은 현실적으로 가되 예능적으로 붙인 거죠.”(조효진 PD)

두 PD는 가상현실이라는 큰 틀 안에서 ‘리얼리티’를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은 극적이되 출연진이 불어가는 방식은 ‘리얼하게’. 출연진 그 누구도, 심지어 유재석까지도 대본이나 가이드라인 없이 녹화에 임했다고.

“게스트들은 대본이 있지만 출연자들은 리얼리티로 갔어요. 아무것도 모르고 프로그램에 들어오는 거예요. 몰라야 재밌잖아요. 그러다 보면 어떤 돌발 상황이 나올지 모르니까 2안과 3안을 준비해놔야 해요. 예를 들어 유연석이 도망갔지만 잡힐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잡히면 어떻게 할 것인지도 준비하고 있었죠.” (조효진 PD)

“‘극’을 강조하고 싶었어요. 사실 카메라가 나오는 게 더 리얼하지만 극적인 상황을 강화하고 싶었죠. 풀어가는 방식이 리얼이라면 전체적으로는 극으로 포장되어도 되겠다 싶었어요. 마이크 노출도 최대한 안 했어요. 극을 깨는 것 같아서요.”(김주형 PD)

“카메라가 있다는 것을 시청자가 인지하면 몰입도가 떨어질 것 같더라고요. 신경을 썼는데도 고정된 카메라들이 화면에 걸리더라고요. 후반 작업을 통해 카메라를 열심히 지웠죠. 한 프레임씩 공들여 지웠는데 이 과정만 한 달이 걸렸어요.”


[인터뷰③에 이어집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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