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③] ‘범바너’ PD들이 밝힌 넷플릭스X사전제작의 장단점

입력 2018-05-1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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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세계적인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기업 넷플릭스가 컴퍼니 상상과 의기투합해 제작한 최초의 한국 예능 ‘범인은 바로 너!’. 이 프로그램은 지난 4일 190개국 1억2500만 명의 회원들에게 첫 공개됐다. 첫날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등장하는 등 큰 주목을 받았다. ‘범인은 바로 너!’의 첫 반응은 어땠을까.

“새로운 플랫폼에서 작업한 최초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는 것 같아요. 수치를 확인할 길이 없기 때문에 실시간 이슈의 반응으로 파악할 수밖에 없었어요. 저희도 반응이 궁금해서 첫날 이곳저곳 찾아봤어요. 실시간 검색어에도 전전긍긍했죠. ‘재밌다’ ‘아쉽다’ ‘추리가 좀 더 강해졌으면 좋겠다’ ‘웃음이 많아졌으면’ 등 다양한 평을 봤어요. 생각보다는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서 ‘좋다’고 보고 있어요. 이후 나갈 에피소드에도 지속적으로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김주형 PD)

김 PD의 말대로 넷플릭스의 작품은 ‘수치’를 확인할 길이 없다. 상업 시장에서 영화는 관객 수, TV 프로그램은 시청률이 성패를 가르는 하나의 평가 기준이지만 넷플릭스는 비공개를 고수하고 있다. 창작자의 작품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작품이 수치로 평가받는 것을 지양한다”는 방침이다. 내부적으로 통계는 나오지만, 매체와 회원뿐 아니라 제작자에게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시청률에 목매는 방송국 출신인 두 PD에게는 상당히 색다른 경험으로 다가왔다.

“되게 답답하긴 해요. 공중파에 있을 때도 아침에 시청률을 챙겨보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알 길이 없으니 답답하죠. 넷플릭스 관계자의 표정은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괜찮다고는 하지만 수치는 절대 이야기 안 해주더라고요.”(조효진 PD)


‘범인은 바로 너!’가 일반적인 예능 프로그램과 또 다른 점은 100% 사전제작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촬영에 들어가 올해 3월 촬영을 마쳤다. 보다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시청자의 피드백을 반영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조효진 PD와 김주형 PD는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더 많았다고 말했다.

“피드백 없이 해야 한다는 것에 부담감이 있었어요. 리스크는 있지만 장점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첫 번째 에피소드부터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연결되는 구조기 때문에 피드백 때문에 이야기가 흔들리면 안 되거든요. 그런 점에서는 잘 된 거죠.”(조효진 PD)

“피드백을 전혀 반영할 수 없는 구조는 아쉬웠어요. 하지만 장점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피드백이 반영되어서 프로그램이 같이 성장하는 게 좋겠죠.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시간적으로도 그렇고 제작에 몰두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어요.”(김주형 PD)

조 PD는 넷플릭스와 함께했기에 사전제작을 할 수 있었다고도 말했다. “세계시장을 무대로 한다는 것도, 넷플릭스와의 작업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면서 “일종의 모험이었다”고 털어놓은 조 PD. 그는 ‘시간 문제’ 때문에 시도하지 못한 작업을 “넷플릭스와의 사전제작을 통해 보장받을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주형 PD 또한 같은 입장이었다. 그도 “방송 환경이 많이 변했고 시대도 많이 바뀌었다. 운 좋게 새로운 플랫폼과 작업했는데 잘한 것 같다”고 기쁜 마음을 전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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