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우의 오버타임] 도루 성공률 100%…발로도 한몫하는 양의지

입력 2018-05-15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두산 양의지(오른쪽)는 올 시즌 3차례 도루를 시도해 모두 성공시켰다. 포수치고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양의지가 4월 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LG전 연장 10회말 여유 있게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3개의 스틸 모두 단독 감행
상대 허 찌르는 여우같은 센스 발군

한 시즌 최다, 2001년 박경완 21개
양용모, 4차례 두 자릿수 도루 기록

시즌 중반을 향하고 있는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에선 두산 포수 양의지의 신들린 방망이가 화제다. 팀당 40경기 안팎을 치른 14일 현재 타율 0.402로 당당히 1위다. 유일한 4할 타자다. 출루율(0.470·2위)과 장타율(0.629·5위)도 높다. 수비부담이 막중한 포수로선 의외의 활약상이다. 깜짝 놀랄 만한 양의지의 공격지표들 중에는 유독 눈길을 끄는 항목도 하나 있다. 도루가 3개인데, 성공률이 100%다. 부상 우려 때문에 도루시도를 자제할 수밖에 없음에도 ‘도루하는 포수’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 ‘곰의 탈을 쓴 여우’ 양의지

양의지는 발로도 ‘여우같은 재주’를 부렸다. 기습도루로 상대의 허를 찔렀다. 올 시즌 3개의 스틸 모두 단독이었다. 더블스틸 때 빠른 선행주자에 편승한 ‘거저먹는’ 도루가 아니었다. 4월 3일 잠실 LG전 연장 10회, 4월 11일 대구 삼성전 6회, 4월 20일 잠실 KIA전 5회였다. 삼성전과 KIA전 도루는 후속타자의 적시타 덕분에 득점으로도 연결됐다. 이쯤 되면 ‘여우같은 곰’이 맞다.

포수는 상대의 발을 묶는, 주자를 잡는 ‘저격수’다. 올 시즌 양의지는 42.1%의 도루저지율로 변함없이 수준급 어깨를 자랑하고 있다. 그런 양의지가 발로도 상대를 긴장시키고 있다. 프로에 데뷔한 2007년부터 해마다 꾸준히 달려왔다. 비록 개수는 적어도 2013년(6개)과 2014년(4개), 2015년(5개)에는 포수 도루 1위였다. 적어도 포수들 중에선 가장 센스 있는 주자다.

선수 시절 박경완. 사진제공|SK 와이번스



● 시즌 최다도루 포수 박경완

그렇다면 한 시즌 가장 많은 도루를 성공시킨 포수는 누구일까. KBO리그 역대 최고의 안방마님으로 꼽히는 박경완이다. 2001년 현대 소속으로 130경기에 출전해 무려 21차례나 베이스를 훔쳤다. 그해 24개의 홈런을 터트려 포수로는 지금까지도 전무후무하게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다만 2001년을 제외하고는 시즌 두 자릿수 도루가 없다. 통산 도루는 꽤 많다. 1990년 쌍방울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현대와 SK를 거쳐 2013년 은퇴할 때까지 75개의 도루를 적립했다. 통산 홈런은 314개다.

지난해까지 포수의 한 시즌 두 자릿수 도루는 총 10차례 나왔다. 박경완의 21도루는 ‘족탈불급’에 가깝다. 그 뒤를 15도루의 김동수와 양용모가 잇는다. 김동수는 LG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1990년, ‘도루하는 포수’의 대명사로 통하는 양용모는 1993년을 시작으로 모두 4차례에 걸쳐 시즌 두 자릿수 도루를 작성했다.



● 통산 최다도루 포수 홍성흔&양용모

한 시즌 최다도루 포수가 박경완이라면, 통산 최다도루 포수는 누구일까. 이를 살펴보기 위해 포수로 50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로 제한했다. 다른 포지션으로 옮겨 더 많은 기록을 쌓은(무늬만 포수인) 선수들을 걸러내기 위해서다. 통산 85도루의 홍성흔이 1위였다. 그러나 2007년 이후로는 포수 마스크를 벗은 홍성흔의 커리어를 고려하면 ‘순수’하게는 통산 83도루의 양용모를 가장 도루 잘하는 포수로 볼 수 있다.

양용모는 4시즌에 걸쳐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했다. 빙그레 소속이던 1993년 15개, 삼성에서 활약한 1997년 14개, 쌍방울 유니폼을 입었던 1999년과 SK에서 2번째 시즌이었던 2001년 12개씩의 도루를 기록했다. 통산 746경기에 출전했는데, 그 중 포수로는 529경기를 소화했다. 통산 1957경기에 나선 홍성흔은 포수로는 875경기에 그쳤는데, 지명타자로 전향한 2008년부터 은퇴할 때(2016년)까지 43도루를 기록했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