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나비효과…신태용호 전술의 틀이 바뀐다.

입력 2018-05-1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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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의 부상 이탈이 축구대표팀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요즘이다. 러시아월드컵 개막이 3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표팀은 포메이션 변화에 공격수 줄이기 등을 통해 새로운 컬러를 입혀야 한다. 14일 신태용 감독이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월드컵 훈련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신 감독 4-4-2 포메이션 포기 시사
스리백·포백 혼용 새로운 포메이션 실험
소집훈련멤버로 새로운 전술 감안해 선발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신태용(48) 감독이 2018러시아월드컵 개막을 한 달 앞둔 14일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예비엔트리(35명) 명단을 공개했다. 신 감독은 이 중 7명을 제외한 28명으로 21일부터 소집훈련을 시작한다. 두 차례 평가전(5월 28일 온두라스·6월1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등 국내 훈련을 통해 23명 최종엔트리를 추린 뒤 다음달 3일 사전캠프지 오스트리아 레오강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A매치 경험이 전무한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 문선민(26·인천 유나이티드) 등 깜짝 멤버를 소집훈련에 포함시킨 신 감독은 팀 전술의 기본 틀을 바꿀 수 있다는 과감한 발언으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신 감독은 “우리는 선수층이 두껍지 않다. 옵션이 많지 않다. 포메이션을 변화무쌍하게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2~3가지 포메이션을 응축시켜 준비하려 한다”라며 “플랜A로 4-4-2를 생각했는데 플랜A 자체가 바뀔 수 있다. 선수들을 선발한 배경에도 그런 부분이 포함됐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또 “부상자가 나오면서 플랜A가 바뀌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내가 생각했던 자신있는 부분을 버리고, 다른 걸 택해야 한다. 리스크(위험성)가 있어 걱정이 앞서지만 더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부상을 입은 김민재.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김민재 이탈로 불가피해진 플랜A 변경

신 감독의 말을 종합하면 그가 무엇을 고민하는지, 어떤 전술을 구상하고 있는지를 대략적으로 엿볼 수 있다. 중앙수비수 유력 후보였던 김민재(22)와 홍정호(29·이상 전북 현대)의 부상 이탈이 신 감독을 고민스럽게 했다. 특히 김민재의 부상은 더 뼈아팠다. 신 감독은 이날 김민재의 이름을 여러 번 거론했다. 그 이유는 김민재가 수비력도 좋지만 공격으로 전환할 때 빌드-업의 출발점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김민재가 전력에서 제외되면서 공격의 시작점인 중앙수비수의 빌드-업에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러면서 신 감독은 기본적인 전술의 틀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4-4-2를 아예 포기했다기보다는 조금 더 안정적으로 경기를 끌어갈 수 있는 포메이션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 감독은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대략적인 구상을 내놓았다.

축구대표팀 손흥민.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공격 투톱 카드도 일단 유보

신 감독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3-4-3 혹은 4-3-3 포메이션을 머릿속에 그리는 듯 하다. 소집명단 중 전통적인 스트라이커는 김신욱(30·전북)이 유일하다. 황희찬(22·잘츠부르크)과 권창훈(24·디종)이 소속팀에선 최전방에서 활약하지만 대표팀에서는 공격 2선이나 측면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통 스트라이커를 기용하지 않고, 손흥민(26·토트넘) 혹은 황희찬을 내세워 제로톱 형태로 공격수간에 자리를 많이 바꾸면서 상대를 공략하는 전술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상대하는 스웨덴과 독일 모두 수비라인이 견고하고, 중앙수비수의 신장이 좋다. 스피드와 공간 침투를 활용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봤을 수도 있다. 신 감독은 지난 3월 유럽 원정에서 북아일랜드와 폴란드를 상대로 스스로 합격점을 내렸던 4-4-2 포메이션의 교체를 시사했다. 갑작스런 주축 선수의 돌발 부상이라는 악재를 돌파하기 위한 ‘승부사’ 신태용이 선택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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