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이준익의 ‘변산’, 박정민X김고은과 완성한 청춘 3부작 ft.심뻑 (종합)

입력 2018-06-04 11: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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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이준익의 ‘변산’, 박정민X김고은과 완성한 청춘 3부작 ft.심뻑 (종합)

이번에는 ‘랩’이다. ‘동주’ ‘박열’을 통해 다양한 시대의 청춘을 그렸던 이준익 감독이 ‘무명 래퍼’를 소재로 청춘 3부작의 세 번째 이야기 ‘변산’을 선보인다. 박정민 김고은과 손잡은 이준익 감독이 어떤 영화를 보여줄지 기대를 높인다.

‘변산’의 이준익 감독과 주연 배우 박정민 김고은이 4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제작보고회를 열고 취재진을 만났다. 이날 제작보고회를 통해 세 사람은 캐스팅 과정과 촬영 비하인드 등을 공개했다.

먼저 이준익 감독은 “‘변산’은 예전에 제안 받았는데 고사한 작품이다. 전라도 변산을 배경으로 한 작품인데 내가 전라도 출신도 아니어서 잘 구현하기 힘들 것 같았다”면서 “원래 설정은 단역배우였는데 ‘럭키’ 등의 히트작이 있기 때문에 래퍼 설정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변산’은 꼬일 대로 꼬인 순간, 짝사랑 선미(김고은)의 꼼수로 흑역사 가득한 고향 변산에 강제 소환된 빡센 청춘 학수(박정민)의 인생 최대 위기를 그린 유쾌한 드라마다.

극 중 무명 래퍼 학수를 연기한 박정민은 “‘동주’와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맡은 역할보다 박정민이라는 사람에 가장 가까운 인물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래퍼라는 이야기는 아니다”라며 “내 모습에 가깝다. 캐릭터적으로 큰 변신을 꾀한 건 아니다. 다만 랩이 있어서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 랩을 많이 듣기도 했고 종종 술 마시고 노래방에서 부르기도 했다. 감독님이 내 랩을 듣고 잘한다고 착각해서 캐스팅됐다”며 “그런데 본격적으로 랩을 녹음해보니까 호기롭게 도전할 만한 영역이 아니구나 싶더라”고 고백했다.

박정민은 어떻게 래퍼 역할에 캐스팅됐을까. 박정민은 ‘그것만이 내 세상’을 준비하던 시기에 이준익 감독님이 대뜸 전화해서는 ‘정민아. 너 랩 잘하지? 노래방에서 들었는데 너 잘하던데. 비와이 정도는 하잖아’라고 하시더라. 그 정도는 절대 아니라고 했더니 ‘래퍼가 주인공인 영화를 준비하고 있는데. 아냐 잊어버려’라고 하셨다. 순식간에 지나가서 토르의 천둥에 맞은 느낌이었다. 순간 솔깃했지만 잊어버렸다. ‘그것만이 내 세상’을 끝내고 다시 불러주셔서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준익 감독은 “다른 영화를 찍고 있는 배우에게 감독이 함부로 이야기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다. 내가 예의에 어긋나는 전화를 한 것”이라며 “친하니까 ‘아님 말고’ 식으로 던졌다”고 전했다.

극 중 그의 래퍼 활동명은 MC심뻑이라고. 이준익 감독은 “심뻑은 전라도 사투리인데 ‘데면데면하다’ ‘뜨뜻미지근하다’ 등의 표현이다. 느낌 있어서 박정민에게 심뻑을 이야기했는데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박정민은 “처음에는 조금 이상하다 싶었다. 영어 등 멋있는 이름 있지 않나”라면서도 “다시 생각해보니 도끼 넉살도 처음에는 생소하지만 그 분들이 훌륭한 래퍼이기 때문에 이름이 용인되지 않았나. ‘심뻑’도 그렇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괜찮다고 했다”고 털어놨다.

박정민은 극 중 도끼 더콰이엇 매드클라운 던밀스 앞에서 랩을 선보인 에피소드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하루 종일 랩을 했다. 너무 창피했다. 촬영하다 점심시간이 됐는데 그 분들 근처에도 못 가겠더라. 감독님은 그 분들을 모아놓고 상석에서 밥을 드시더라. 그 분들이 감독님의 말을 되게 열심히 듣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박정민은 “감독님이 ‘정민이가 쇼미더머니에 참가하면 몇 등 할 실력이냐’고 물었는데 도끼 씨가 굉장히 고민하면서 ‘2차정도 갈 것’이라고 했다더라. 너무 창피했다. 나는 그 자리에서 가장 먼 곳에 가서 밥을 먹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런데 도끼 씨도 복도에서 대사 연습을 그렇게 하더라. 나도 랩을 하면서 이렇게 창피한데 저 분도 연기하면서 얼마나 창피했을까 싶더라”면서 “도끼 씨 대사가 한 줄이었는데 연기가 굉장히 좋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정민의 랩 에피소드 뿐 아니라 김고은의 캐스팅 비화도 공개됐다. 학수를 고향으로 강제 소환시킨 결정적 주인공 선미를 연기한 김고은. 이준익 감독은 “학수에 박정민을 캐스팅했는데 당시 아직 스타가 아니었다. 투자를 받아야 하니까 여배우는 스타가 붙어줘야 했다. 이 나잇대에 스타가 많이 없지 않나. 그래서 김고은이었다”며 “던져나 보자 싶어서 제안했는데 바로 한다고 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김고은은 “감독님이 나를 너무 크게 생각한 것 같다. 좋으니까 했다. 이준익 감독님이 작품을 줬는데 내가 안 할 이유가 있나”라면서 “박정민 선배와는 같이 학교도 다녔고 연기를 정말 잘한다고 생각하는 분이다. 존경하는 배우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또 언제 이런 조합이 나올 수 있을까 싶어서 덥석 잡았다”고 밝혔다.

이준익 감독과 박정민 김고은이 완성한 ‘변산’은 7월 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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