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403’ 안치홍, 어엿한 타이거즈의 현재

입력 2018-06-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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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안치홍.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아기호랑이. 입단 첫해인 2009년부터 팀 우승에 기여하며 타이거즈의 미래이자 적자로 꼽힌 안치홍(28·KIA)의 별명이다. 그리고 10년이 지났다. 나이만큼 기량도 훌쩍 자랐다. 더는 아기호랑이가 아니다. 지금의 안치홍은 타이거즈의 어엿한 현재이자 중심이다.

KIA는 5일 수원 KT전에서 11-2 완승을 거뒀다. 선발투수 한승혁이 5이닝 1실점으로 시즌 4승째를 따냈다. 뒤이어 나온 불펜진도 4이닝을 1점으로 틀어막으며 제 역할을 다했다.

타선에서는 안치홍의 활약이 빛났다. 안치홍은 1-1로 맞선 5회 KT 선발 고영표에게 투런포를 때려내며 균형을 무너뜨렸다. KIA는 이때 얻은 점수를 지켜내며 2주 만에 연승을 맛봤다.

지난해 전역 후 첫 풀시즌을 보낸 안치홍은 132경기에서 타율 0.316, 21홈런, 93타점을 기록했다. 타율과 홈런, 타점 모두 데뷔 후 가장 많은 ‘커리어하이’ 시즌이었다. KIA가 9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는 데 그의 역할은 상당했다.

올 시즌도 다르지 않았다. 안치홍은 첫 18경기에서 타율 0.373, 6홈런, 18타점으로 팀 공격을 주도했다. 그러나 호사다마였다. 안치홍은 4월 18일 광주 LG전에서 상대 타일러 윌슨의 투구에 왼손을 맞았다. 검진 결과는 왼 검지 미세골절. 안치홍은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KIA는 공격 첨병 노릇을 다하던 안치홍이 빠진 12경기에서 3승9패로 하락세를 탔다.

팀 성적 부진은 안치홍의 책임감을 부채질했다. 안치홍은 퓨처스리그 경기 출장도 하지 않고 5월 1일 1군에 등록됐다. 경기 감각에 대한 문제는 전혀 없었다. 안치홍은 5월 한 달간 타율 0.392, 4홈런, 2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6월에도 타격감은 식지 않았다. 안치홍은 5일 경기 전까지 타율 0.399로 1위 양의지(두산·0.400)에 1리차 뒤져있었다. 숨 가쁜 4할 타격 경쟁의 한 축으로 우뚝선 셈이다.

KIA 김기태 감독은 5일 경기 전 “이제 예전의 (안)치홍이가 아니다. 확실히 성숙해진 모습이 보인다”고 칭찬했다. 5일 경기에서도 안치홍의 타격감은 여전했다. 그는 1회 내야안타를 때린 데 이어 6회 투런포를 기록했다. 특히 투런포는 고영표의 낮게 제구된 체인지업(114km)을 제대로 걷어올려 만들었다. 그만큼 타격감이 좋았다. 안치홍의 이날 경기 포함 시즌 타율은 0.403. 같은 날 고척 넥센전을 치른 양의지가 4타수 1안타에 그치며 타율 1위의 주인공이 바뀌었다. 아직 남은 경기가 많아 큰 의미는 없지만, 안치홍의 물오른 타격감을 확인할 만한 지표임에는 분명하다.

경기 후 안치홍은 “시즌 시작부터 타격감이 좋았던 건 올해가 처음이다. 하지만 이제 시즌 중반일 뿐이다. 타율에 대한 건 신경 안 쓴다”고 밝혔다. 김기태 감독의 ‘성숙하다’는 표현에 대해서는 “감사드린다”면서도 “늘 내 역할에만 신경 쓴다. 그런 모습을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밝혔다.

아기호랑이는 이제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맹수로 성장했다. 이는 KIA의 현재가 된 안치홍의 존재가치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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