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선발은 없다’ KIA, 2017년 선발왕국 재현 시동

입력 2018-06-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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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한승혁-윤석민(왼쪽부터). 사진|스포츠코리아

지난해 통합 우승을 일군 KIA표 선발야구에 재시동이 걸릴까.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던 KIA 5선발진에 윤석민(32·KIA)이 가세했다. KIA 김기태 감독이 5인 선발 로테이션을 고수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또 한 번 치열한 내부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팀이 강해지는 선순환이다.

KIA의 지난해 선발 농사는 대풍이었다. ‘20승 듀오’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를 축으로 팻딘~임기영이 꾸린 4선발은 리그 최강이었다. 이들은 KIA가 9년만의 통합 우승을 일구는 데 앞장섰다.

1년 만에 상전벽해였다. 올 시즌 초 KIA는 선발진 곳곳에 구멍이 나며 고전했다. 양현종이 건재했지만 헥터와 팻딘이 지난해 위력을 재현하지 못했다. 거기에 임기영이 어깨 부상으로 시즌 초반 결장했다. 지난해 5선발이었던 정용운은 시즌 초 찾아온 기회를 부진으로 날렸다. ‘영건’ 이민우도 선발 수업을 받았지만 영글지 못했다. 타선의 힘으로 근근이 버텼던 KIA였다.

이런 흐름을 멈춘 건 한승혁이었다. 줄곧 구원투수로만 뛰던 한승혁은 ‘임시 선발’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어엿한 5선발 요원으로 자리매김했다. 4월말에는 임기영이 부상을 털고 돌아왔다. 비록 임기영이 지난해 위용을 되찾지는 못했지만 쉽사리 무너지는 투수는 아니다. KIA는 5선발의 구색을 갖추며 상대와 싸울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윤석민이 방점을 찍었다. 2011시즌 MVP까지 받았던 윤석민은 2016시즌 종료 후 오른 어깨 웃자란 뼈 제거 수술을 받았다. 복귀는 생각보다 더뎠고, 윤석민은 지난 2일 광주 두산전에서 605일 만에 1군 마운드를 밟았다. 결과는 4.2이닝 5실점 패전이었지만 그 자체로 의미 있는 등판이었다.

5일 수원 KT전에 앞서 김기태 감독은 윤석민에게 꾸준한 선발등판 기회를 준다고 밝혔다. 부상 직전까지만 해도 팀의 마무리 역할을 다했던 그였기에 보직에 관심이 쏠렸지만 5일 휴식 후 선발등판으로 굳어졌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6선발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따라서 KIA를 지탱해온 선발투수 중 한 명이 불펜으로 역할을 바꿔야 한다. 한승혁과 임기영 중 한 명의 전환이 예상됐다.

5일 경기는 일종의 ‘명분 게임’이었다. 한승혁이 선발등판하고 임기영이 불펜에서 대기했다. 둘 중 좋은 모습을 보이는 이의 선발 잔류가 예상됐다. 그리고 이들은 나란히 호투하며 김기태 감독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선발 한승혁은 5이닝 4안타 1실점으로 시즌 4승(2패)째를 따냈다. 이어 6회 무사 1·2루 위기에 등판한 임기영은 득점권 위기를 실점 없이 막아내며 1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KIA의 5선발, 즉 10일 사직 롯데전 선발투수는 여전히 미궁이다. 한승혁과 임기영이 펼치는 선의의 경쟁은 ‘디펜딩챔피언’ KIA가 다시 치고 올라갈 동력이다. KIA가 지난해 우승을 이끈 선발야구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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