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우의 MLB Tracker] 강정호 없이 1년 반, 피츠버그는 어떻게 변했나?

입력 2018-06-07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피츠버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연이은 악행으로 낙인이 찍힌 강정호(31)가 피츠버그 산하 마이너리그 캠프에서 메이저리그 복귀 절차를 빠르게 밟고 있다. 한 번 잃은 명예를 되찾으려면 야구에 전념하는 수밖에 없다. 더욱이 2016시즌을 끝으로 1년 반 넘게 빅리그 레벨의 실전공백이 있었던 만큼 적응에는 배전의 노력이 필요하다. 피츠버그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강정호와 국내 팬들이 기억하는 2016년까지와 지금의 모습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2018시즌 달라진 피츠버그를 살펴본다.


게릿 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게릿 콜의 유산


피츠버그는 혹독한 겨울을 보냈다. 1월 중순 에이스 게릿 콜과 간판타자 앤드루 매커친을 하루 간격으로 팔아치웠다. 콜은 휴스턴, 매커친은 샌프란시스코로 떠났다. 둘 다 피츠버그에서 데뷔해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와 타자로 성장했다. 특히 매커친은 2013년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올스타 5회 수상에 빛나는 팀의 상징이었다. 성난 지역 팬들이 구단 매각을 청원할 정도로 후폭풍은 거셌다. 피츠버그의 새 시즌 전망 또한 한층 어두워졌다. 5할 승률을 밑돌았던 지난 두 시즌보다 더 추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직까지는 의외다. 4월을 17승12패, 지구 2위로 마쳤다. 5월부터 페이스가 떨어지긴 했지만 6일(한국시간) 현재 30승30패로 5할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예상외 선전에는 콜이 이적하며 남긴 선물도 일조했다. 콜의 반대급부로 휴스턴에서 넘어온 3루수 콜린 모란과 우완 선발투수 조 머스그로브다. 모란은 꾸준함을 과시하며 타율 0.280, 5홈런, 25타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 2년간 휴스턴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머스그로브는 오른쪽 어깨 부상 때문에 5월말에야 새 팀에 합류했으나, 6일 LA 다저스전 5이닝 4실점(3자책점)을 비롯해 올 시즌 3경기에서 2승1패, 방어율 1.89를 올리고 있다.


앤드루 매커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변함없이 촘촘한 내야


강정호가 맹활약하던 때처럼 피츠버그 내야에는 여전히 유틸리티 플레이어들이 넘쳐난다. 대부분 멀티 포지션이 가능하다. 그래도 국내 팬들이 가장 궁금할 수밖에 없는 대목은 강정호가 들어갈 자리다. 3루수와 유격수다. 3루수로는 모란과 노장 데이비드 프리스, 유격수로는 조디 머서가 나서고 있다. 다들 무난한 편이지만, 폭발적이진 않다. 2015년과 2016년 통산 229경기에서 타율 0.273, 36홈런, 120타점을 남긴 강정호라면 충분히 비집고 들어갈 만한 틈은 있다. 이밖에 1루는 조시 벨, 2루는 조시 해리슨이 지킨다. 숀 로드리게스, 애덤 프래지어 등이 내·외야에 걸쳐 폭넓게 백업을 맡고 있다.


코리 디커슨.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샛별 등장한 외야&마운드


매커친이 빠진 외야는 좌익수 코리 디커슨-중견수 스탈링 마르테-우익수 그레고리 프랑코로 재편됐다. 좌익수였던 마르테의 중견수 이동, 지난해까지 탬파베이에서 뛰었던 디커슨의 가세가 눈길을 끈다. 2월 트레이드를 통해 피츠버그의 일원이 된 디커슨은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올스타로도 뽑힌 능력자다. 올 시즌 타율 0.316, 5홈런, 32타점으로 타선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201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피츠버그에 지명된 오스틴 메도우스가 5월 중순 콜업돼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메도우스는 5월 13경기에서 타율 0.409, 4홈런, 7타점으로 내셔널리그 이달의 신인이 됐다.


마운드에선 나란히 2016년 데뷔한 선발 3총사 트레버 윌리엄스-채드 쿨-제임슨 테이온이 돋보인다. 모두 피츠버그 자체 육성이다. 윌리엄스는 5승3패에 방어율 3.84, 쿨은 4승3패에 방어율 3.86, 테이온은 3승4패에 방어율 3.97을 기록 중이다. 20대 중반인 이들과 머스그로브가 올 시즌 경험을 바탕으로 굳건히 성장해준다면 마운드의 앞날은 밝아진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