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록’ 강백호, KT의 소년가장 전락하나

입력 2018-06-08 22: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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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 스포츠동아DB

막내 팀의 막내 선수. 강백호(19·KT)가 기록적인 행보로 신인왕 타이틀에 성큼 다가가고 있다. 하지만 KT의 성적이 곤두박질치는 까닭에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소년가장이 되어버린 강백호다.


KT는 8일 수원 넥센전에서 5-9로 패했다. 최근 4연패이자 10경기 2승8패. 조금씩 본궤도에 오르고 있는 더스틴 니퍼트(37)가 나선 2경기에서 승리했을 뿐, 나머지 경기는 모두 패했다.


이날 패배 탓에 대기록의 빛이 바랬다. 이날 1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한 강백호는 1회와 2회 넥센 선발 신재영에게 홈런포를 뽑아냈다. 0-2로 뒤진 1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신재영의 몸쪽 슬라이더(125㎞)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이어 3-2로 역전에 성공한 2회에는 신재영의 초구 속구(137㎞)를 때려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시즌 9호, 10호포. 강백호가 58경기 만에 두 자릿수 홈런 고지에 올라선 것이다.


대기록이다. KBO리그 37년 역사상 고졸 신인이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사례는 강백호가 다섯 번째다. 1994년 김재현, 1995년 이승엽, 2001년 김태균, 2009년 안치홍 등 명단은 쟁쟁하다. 강백호의 대기록이 더욱 빛나는 이유다.


그럼에도 팀 승리가 이어지지 않아 마냥 웃지 못하는 강백호다. KT의 부진 때문이다. 다시 하락세에 빠진 KT는 어느덧 9위로 내려앉았고, 8위와 승차도 2경기까지 벌어졌다. 이제 10위 NC가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지는 방법도 다양했다. 선발투수가 호투하면 야수들이 공수에서 집중력을 잃었다. 반대로 타자들이 조금씩 터진다 싶으면 투수가 버텨주지 못했다. 전형적인 ‘안 되는 팀’의 모습이었다.


KT는 9~10일 수원 넥센전을 ‘강백호 데이’로 지정했다. 지난달 ‘캡틴’ 박경수에 이어 두 번째 선수 개인의 날이다. 그만큼 강백호에게 거는 기대가 상당하는 의미다. 강백호의 은사와 부모님이 시구와 시타에 차례로 나서고, 입장하는 팬들에게 강백호의 그래픽이 새겨진 티셔츠를 나눠준다. 강백호는 그럴 만한 값어치가 있는 선수로 성장 중이다. 하지만 결국 팀이 승리하지 못하면 무슨 의미일까. 소년 가장으로 전락하고 있는 강백호가 벌써부터 무거운 짐을 짊어진 모양새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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