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끄는 린드블럼 “양현종 보고 배운다”

입력 2018-06-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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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조쉬 린드블럼(왼쪽)은 올 시즌 다승 2위(8승)에 올라있다. 그러나 정작 그가 관심을 가지는 부분은 승리가 아닌 이닝이다. 함께 다승 2위를 달리고 있는 KIA 양현종(오른쪽)의 이닝 소화력에 유독 관심이 많은 이유다. 스포츠동아DB

두산 조쉬 린드블럼(31)의 자극제는 여느 외국인선발들의 호성적이 아니다. KIA 토종에이스 양현종(30)이 마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투지다.


2018시즌 린드블럼은 투수의 성과를 보여주는 각종 지표에서 두루 상위권에 올라있다. 8승, 평균자책점 2.73, 탈삼진 97개 등의 기록은 모두 리그 3위 안에 들어가는 성적이다. 동료 세스 후랭코프(30)와 18승을 합작하며 단독 1위 두산의 원투펀치로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린드블럼은 롯데 시절부터 이닝이터로서 가치를 지니는 투수였다. 그렇기에 공격적인 피칭을 선호한다. “한 타자를 상대로 4개 이상의 투구는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실제로 린드블럼은 개막전 이후 모든 등판(13경기)에서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내)를 달성했다. 92.1이닝을 던진 린드블럼은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무패 다승왕을 향해 달리는 후랭코프(77.2이닝)와의 비교우위도 여기에 있다.


두산 린드블럼. 스포츠동아DB


린드블럼은 언젠가부터 양현종의 피칭을 눈여겨보고 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이닝이터’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린드블럼과 나란히 14경기에 등판했지만, 린드블럼보다 3.1이닝을 더 던졌다. 리그 2위다. 이를 두고 린드블럼은 “양현종의 공격적인 자세가 너무 좋다. 본인이 직접 9이닝을 끝낼 것처럼 마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KBO에는 투수들을 보면서 하나라도 더 배울 수 있어 감사하다”며 웃었다.


린드블럼에게 승수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대신 WHIP(이닝당 출루 허용)과 퀄리티스타트 횟수, 이닝 수 등의 기록을 면밀히 살핀다. 린드블럼은 “내게 가장 중요한 세 가지 기록이다. 이를 통해 얼마나 많은 이닝을 던져서 팀을 도왔는지, 안타와 출루를 얼마나 허용했는지 확인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린드블럼은 WHIP 1.02로 리그 1위다. 더불어 투수 WAR에서도 2.79로 3위를 기록하는 등 내실 있는 경기 운용을 선보이고 있다.


자신의 공격적 성향과 안정적 수비를 자랑하는 팀간의 시너지도 좋다. 린드블럼은 “무서워서 피해가면 공 개수만 늘어난다. 반대로 공격적으로 던지면 안타를 맞더라도 수비가 막아줄 확률도 높아진다”며 “두산 야수들이 공격과 수비 모두 정말 잘해준다. 든든한 동료들의 존재를 믿는 덕분에 피칭이 수월하다”며 공을 돌렸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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