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겸의 음담잡담] 한국은 완성형 아이돌 추구, 일본은 준비 단계 데뷔 가능

입력 2018-06-1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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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 ‘프로듀스 48’. 사진제공|엠넷

‘프로듀스 48’로 보는 한일 아이돌 문화차이

15일 엠넷 ‘프로듀스 48’ 첫 회를 본 시청자들은 대부분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한국과 일본 참가자들의 수준차이가 너무 크다’, ‘일본에서는 저런 실력으로도 아이돌 가수를 하나’. 한국인 참가자들은 대부분 ‘연습생’ 신분이고, 일본인 참가자들은 모두 오디션을 거쳐 AKB48이나 그 자매그룹(SKE48, NMB48 등)에 소속된 ‘현직 아이돌’이란 사실을 알면 허탈함마저 느낄 것이다. 더욱이 마츠이 쥬리나는 AKB48과 SKE48의 인기 최상위 멤버이고, 미야와키 사쿠라는 HKT48에서 20회나 ‘센터’에 섰던 인물이다. 그럼에도 한국인 참가자들은 개별평가에서 A등급을 어렵지 않게 받았지만, 일본 참가자들 중 가장 높은 등급은 C였다.

이 같은 실력차이는 두 나라 아이돌 산업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한국은 연습생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수년간 연습을 시킨 끝에 데뷔시키지만, 일본은 잠재력과 기본기만 갖추면 데뷔를 시킨다. 한국은 소속사 측이 연습생을 트레이닝시키고, 그 비용은 데뷔 후 갚도록 한다. 일본은 연습생이 알아서 스스로 트레이닝을 해야 하고, 기획사는 연습생을 ‘직원’으로 채용해 월급을 지급하면서 데뷔시킨다.

또 한국 기획사는 완성도 높은 음악과 춤, 패션까지 잘 어우러진 ‘완벽한 무대’를 추구하지만, 일본에선 ‘즐거움을 주는 일’이 아이돌 스타에게 요구되는 가장 큰 미덕이다. 실력 없으면 데뷔 못 하는 우리와 달리 일본에선 굳이 춤과 노래 실력이 뛰어나지 않아도 자신만의 매력으로 즐거움을 주면 된다.

어떤 시스템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한국 아이돌스타 만큼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일본 아이돌 스타는 아직 없다는 점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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