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한화이글스 경기가 만원 관중이 입장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대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한화는 15~16일 두산에 연달아 덜미를 잡혔다. 두 경기 동안 실점(21점)이 득점(7점)의 3배에 달했을 정도로 공·수의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지난 10년 연속(2008~2017시즌) 포스트시즌 탈락의 고배를 마신 한화 팬들의 불안감도 커졌을 터다. 그러나 지금의 성적만으로도 한화의 2018시즌은 ‘성공’으로 평가하기에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이미 수많은 물음표를 지워냈기 때문이다. 애초 한화는 강력한 타선을 보유했지만, 마운드 전체와 수비에 대한 의문부호를 안고 올 시즌을 시작했다.
한화 김재영.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영건 선발진의 성장
한화의 가장 큰 변화는 젊은 선발투수들의 성장이다. 보직을 옮겨 다니지 않고 선발 한자리에서 꾸준히 경험을 쌓는 것 자체가 이들에게 큰 자산이다. 김민우와 김재영은 올 시즌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외국인선수 두 명(키버스 샘슨~제이슨 휠러)을 제외한 선발진을 재편해야 할 수도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지만, 대체 선발로 나섰던 안영명과 김진욱을 제외한 6명이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한화 장민재. 스포츠동아DB
● 불펜진의 역대급 반전
송진우 투수코치는 올 시즌 불펜진에 대해 “역대급 반전”이라고 했다. 마무리투수 정우람을 비롯해 장민재(1.61)와 서균(1.77), 박상원(2.22), 송은범(2.83) 등 5명이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승리조와 패전조 구분 없이 계투진 전원이 박빙 상황을 극복하는 ‘성공체험’을 하고 있다는 점이 과거와 가장 큰 차이다. 기존의 권혁~박정진~송창식이 구위 회복에 한창일 때 젊은 피가 나타나 전력이 됐다는 점도 엄청난 자산이다.
한화 한용덕 감독. 스포츠동아DB
● 한화가 수비의 팀?
한용덕 감독은 2017년 11월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때부터 수비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내야수들의 포지션 다양화를 꾀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그 결과 한화 야수진의 수비 경쟁력이 강화했다. 하주석은 타격 부진에도 불구하고 KBO리그 최정상급 유격수 수비를 뽐내고 있고, 신인 정은원도 안정적인 수비로 힘을 보태고 있다. 외야에선 보살 1위(7개)를 기록 중인 우익수 제러드 호잉이 상대 추가진루를 막고, 중견수 이용규는 넓은 수비범위를 앞세워 빈틈을 줄였다.
17일 경기 또한 수비의 차이에서 승부가 갈렸다. 두산이 2개의 실책을 저지른 반면, 한화는 불필요한 출루와 추가 진루를 최소화하는 수비를 펼치며 두산의 창단 최다 연승(11연승) 행진도 막았다. 한화는 19~21일 청주 LG 3연전마저 매진되면, 역대 최다 연속경기 매진 기록(종전 8경기)까지 넘어선다. 한화의 거침없는 행보, 어디까지 이어질까.
대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