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퍼스트 히스토리⑦] “이기거나 죽거나”…무솔리니의 전보

입력 2018-06-2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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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년당시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1938년 6월 4일부터 19일까지 벌어진 제3회 월드컵에 참가한 나라는 16개국이었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루마니아, 스위스, 헝가리, 체코슬로바키아, 폴란드, 네덜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 등 유럽의 12개국이 본선 출전권을 얻었다. 오스트리아는 독일에 합병돼 기권으로 처리됐다.


남미에선 브라질이 유일하게 참가했다. 북중미에선 쿠바가 출전권을 따냈다. 아시아 대표는 네덜란드령 동인도였다. 1라운드 16강전은 프랑스-벨기에, 이탈리아-노르웨이, 브라질-폴란드, 체코슬로바키아-네덜란드, 독일-스위스, 헝가리-동인도, 스웨덴-오스트리아, 쿠바-루마니아의 매치업으로 결정됐다.


이 가운데 스웨덴은 오스트리아의 기권으로 부전승의 행운을 잡았다.


제3회 대회에선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각 팀의 엔트리가 22명으로 고정됐다. 대회 개막 전날까지 엔트리를 제출하도록 했다. 이전까지는 각 팀 사정에 따라 엔트리가 달랐다. 결승전은 만약 무승부가 될 경우 공동우승을 차지하는 방식이었다. 첫 경기에서 지면 고국으로 돌아가는 녹아웃 제도였다.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는 노르웨이전을 앞두고 독재자 무솔리니로부터 전보를 받았다. 전보에는 “이거거나 죽거나”라고 적혀 있었다.


이탈리아는 킥오프 전에 프랑스 관중에게 파시스트식 경례를 했다. 당연히 야유가 나왔다. 예상을 깨고 노르웨이가 선전했다. 무려 3번이나 이탈리아 골대를 때렸다. 1골은 오프사이드로 판정을 받았다. 1-1로 연장에 들어갔지만 이탈리아가 힘겹게 첫 관문을 통과했다.


우승을 노리던 독일은 히틀러를 실망시켰다. 스위스와 1-1로 비겼다. 5일 뒤 재경기에서 먼저 2골을 넣으며 승리하는 듯했지만 스위스의 반격은 거셌다. 최종 스코어는 4-2. 독일은 집으로 돌아갔다.


1라운드 최고 이변의 경기는 쿠바-루마니아전이었다. 두 팀은 치열한 난타전 끝에 3-3으로 비겨 관중들을 즐겁게 했다. 5일 뒤 재경기에서 쿠바가 2-1로 이겼다. 결승골은 선심이 깃발을 들어 오프사이드라고 했지만, 독일 주심 알프레드 비르렘이 무시하고 골로 인정했다. 헝가리는 처음 출전한 네덜란드령 동인도를 6-0으로 대파했다. <계속>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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