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잘싸’ 일본, 벨기에 상대 선전에도 무너진 8강 꿈에 아쉬움

입력 2018-07-03 15: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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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와의 16강전에서 패한 후 아쉬워하고 있는 일본 축구대표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일본축구대표팀이 세계 축구강호 벨기에를 벼랑 끝까지 몰아세웠지만, 8강 진출의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일본은 3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벨기에와의 16강전에서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2-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일본으로서는 아쉬움 남는 한판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3위에 빛나는 강호 벨기에를 맞아 후반 3분 하라구치 겐키(뒤셀도르프)의 선제골, 4분 뒤 이누이 다카시(에이바르)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2-0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후반 막바지 벨기에에 3골을 연달아 허무하게 헌납하면서 거짓말 같은 역전패를 당했다.

비록 역전패를 당해 8강 진출은 좌절이 됐지만, 결과를 떠나 월드컵 우승후보 중 한 팀인 벨기에를 패배 탈락 직전까지 몰고 간 일본의 선전에 세계 축구계는 호평일색이다.

잉글랜드 축구 전설인 솔 캠벨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여러분들은 일본(축구)에 감동해야 한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이탈리아 축구 전설 프랑코 바레시도 “일본의 경기력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다잡은 승리를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던 것일까. 선전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물론이고 자국에서 TV 중계를 통해 응원한 일본 국민들은 허무한 역전패에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일본 대표팀 니시노 아키라 감독은 “지금의 팀으로는 벨기에에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경기 전부터 여러 계획이 있었고, 흐름을 잡았다”고 돌아본 뒤 “2-0이 된 뒤 세 번째 골을 넣을 수 있다는 느낌이 강했고, 기회도 있었다”면서 “마지막 30분 동안 벨기에에 대응하지 못했다”고 곱씹었다. 특히 후반 추가시간 샤들리에게 내준 마지막 골이 아쉬웠다. 공세를 펼치던 중 역습 한 방에 무너졌다. 니시노 감독은 “프리킥과 코너킥 기회가 있었기에 (90분 안에) 결정짓고 싶었다. 물론 연장전도 생각은 하고 있었다”면서 “이런 식으로 역습을 당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정말 근소한 차이의 승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대표팀 에이스인 가가와 신지(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억울하지만 우리도 세 번째 골을 넣을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모두들 열심히 싸운 결과이니 받아들여야 한다. 후회가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일본은 6번의 월드컵에서 이번 대회까지 세 차례에 걸쳐 16강(2002한일월드컵·2010남아공월드컵·2018러시아월드컵)에 오른 경험이 있지만, 그 이상의 성적은 남기지 못했다. 후반 초반 2골에 일본 축구역사상 첫 ‘월드컵 8강’ 꿈이 현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는지 실망감도 커 보였다. 역전패로 8강이 좌절된 직후 오사카에서 중계를 본 일본 축구팬 200여명은 도톤보리강에 뛰어들기도 했다. 이는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생중계돼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일본은 지난달 28일 16강 진출여부가 달린 폴란드와의 H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볼돌리기로 시간을 끄는 등 ‘지연축구’로 국제축구계의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이번 벨기에와의 경기에서의 선전으로 전 세계에 일본 축구의 저력을 알리는 반전 드라마를 썼다.

또한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인 가운데에서도 일본 축구 색깔을 유지하며 아시아쿼터(한국·일본·이란·사우디아라비아·호주) 국가 가운데에서는 유일하게 16강에 올라 자존심을 지켜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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