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노리는 LG의 ‘정찬헌 딜레마’

입력 2018-07-04 20: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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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찬헌. 스포츠동아DB

듬직하다고도, 불안하다고도 말 할 수 없는 것이 LG의 처지다.


LG는 리그 내 붙박이 마무리 투수를 보유한 손에 꼽히는 팀이다. 2018시즌 정찬헌이 단 한번도 자리를 비우지 않고 마무리 보직을 책임지고 있다. 3일까지 전 구단 마무리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38경기를 소화했다. 구원 투수 중에선 공동 3위다. 이와 더불어 홀로 38.1이닝을 책임졌다. 세이브 기록도 두 손가락 안에 든다. 최고 마무리로 꼽히는 한화 정우람(24세이브)의 뒤를 이어 17세이브로 2위에 올라있다. 뒷문지기로선 더할 나위 없는 성적이다.


올 시즌 LG는 마운드의 ‘버티는 힘’이 최대 고민이다. LG는 3일까지 팀 평균자책점 4.63(3위)과 팀 타율 0.298(2위)을 기록하며 남부럽지 않은 투타 조화를 이뤘다. 그러나 선발진에 비해 구원진의 무게감이 확연히 떨어진다. 선발 투수 평균자책점은 4.30으로 SK(4.22)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구원투수 평균자책점은 5.39로 치솟는다. 리그 8위까지 뒤처진다. 최후의 보루인 뒷문이라도 굳게 걸어 잠가야한다.


그러나 정찬헌은 LG 구원진의 치명적 약점 중 하나다. 정찬헌의 17세이브 성과 뒤엔 5차례의 블론세이브 기록이 숨어있다. 롯데 손승락과 불명예스러운 공동 1위다. 더구나 정우람이 오직 5자책점만을 기록한 반면 정찬헌은 18실점 가운데 본인의 자책점이 17점에 이른다. 그야말로 양날의 검이다.


LG는 연장전에 취약하다. 3일 NC전 6-13 역전패를 포함해 올 시즌 연장 경기에서 단 한번의 승리도 챙기지 못했다. 총 4차례의 연장전서 1무3패만을 떠안았다. 연장으로 가는 길목에서 정찬헌이 무너진 경기가 두 번이다. 3월27일 넥센을 상대로 9회 4-3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1.2이닝동안 2점을 내줘 패전 투수가 됐다. 3일 NC전서는 4-3으로 앞선 9회에 등판해 1이닝동안 2자책점을 남겼다. 대타 자원이 부족한 LG는 연장전 팀 타율이 0.130으로 최하위다. 주로 8~9회 등판하는 정찬헌이 무너지고 난 뒤 마운드를 이어받을 마땅한 불펜 자원도 없다.


리그 상위권 세이브 기록을 앞세워 정찬헌은 8월 예정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부름도 받았다. 정우람, 두산 함덕주(16세이브)와 책임을 나눠질 전망이다. 그러나 LG와 더불어 선동열호 역시 ‘정찬헌 딜레마’에서 자유로울 수 없긴 매한가지다.


잠실 |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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