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가 된 라이벌 마라도나&마테우스의 상반된 처신

입력 2018-07-05 13: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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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르 마테우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똑같은 레전드인데 달라도 너무 다르다.

디에고 마라도나(58)와 로타르 마테우스(57)는 각기 아르헨티나와 독일이 낳은 세계축구계의 큰 자산이다. 마라도나는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신의 손’을 자랑하며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었고, 마테우스는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주장을 맡아 서독의 우승에 헌신했다. 화려한 기량의 마라도나가 타고난 천재라면, 1982년 스페인대회부터 5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은 마테우스는 노력하는 수재였다. 은퇴 후의 삶도 상반된다. 마라도나는 천성대로 기행을 이어간 반면 마테우스는 지도자로 꾸준히 경력을 쌓아왔다.

동시대를 산 두 라이벌은 2018러시아월드컵 현장에서도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마라도나는 국제축구연맹(FIFA) 홍보대사로 융숭한 대접까지 받고 있으나, 여전한 비행과 악담으로 눈총을 사고 있다. 급기야 FIFA의 심기마저 건드렸다. 4일(한국시간) 벌어진 잉글랜드-콜롬비아의 16강전 심판 판정에 대해 “오늘 경기장에서 기념비적인 강탈을 목격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FIFA는 즉각적으로 “마라도나의 발언과 암시는 전적으로 부적절하고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마테우스는 평소처럼 품격을 지켰다. 한국에 패한 조국 독일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음에도 불구하고 4일 FIFA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놀라운 사건(약체의 반란)들이 훌륭한 월드컵을 만든다”고 평가했다. 엄살 논란으로 번진 네이마르(브라질)의 할리우드 액션에 대해서도 점잖게 일침을 놓았다. 마테우스는 “네이마르는 수준 높은 선수들이 갖춰야 할 모든 것을 갖췄다”며 “마라도나, 메시, 호날두는 연기를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역시나 마테우스답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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