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학(虛學)에서 벗어나 실학(實學)적인 인문학의 길을 제시하는 책. 문학 비평가이자 고려대 국문학과 명예교수인 저자가 평생에 걸쳐 숙고한 자기반성의 기록이다. 저자가 보여 온 문학평론을 뛰어넘어 문화와 학문의 여러 영역을 꿰뚫는 통찰, 깊은 사고의 힘이 에세이 모음집에 녹아 있다. ‘한국대학복구론’이라는 부제가 눈길을 끈다. 총 8편의 에세이와 1편의 영문 에세이는 과학(수학)과 문학(예술)을 오가며 우리 학문연구와 근대경험에 대한 반성, 영화와 인터넷게임, 건축과 시, 정신분석학과 민주주의 등 세계의 폭넓은 문제를 건드린다. 수류산방이 ‘아주까리 수첩’으로 선보인 두 번째 책이다.
● 군주의 남자들 (양선희 저|나남출판)
‘여류(余流) 삼국지’와 ‘적우: 한비자와 진시황’을 통해 중국의 고전과 전략을 우리 사회에 맞게 되살리는 탁월한 재능을 입증해 온 작가의 새 책이다. 이번에는 동서양 명불허전의 베스트셀러 고전 ‘삼국지’를 조직에서의 팔로워십이라는 주제로 재조명했다. 이 책은 위대한 영웅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신하이자 한 사람의 조직원이어야 했던 전략가들에게 시선을 돌린다. ‘삼국지’ 속 인물들의 구체적이고 생생한 사례를 통해 팔로워십 모델을 재발견하고, 이를 현대 직장인에게 꼭 필요한 조직처세술 교과서로 되살려낸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