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PS 3대장의 놀라운 순도, 때려서 멀리 나간다

입력 2018-07-10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두산 양의지-김재환-KIA 안치홍(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OPS(출루율+장타율)’는 현대야구에서 타자의 공격 생산력을 나타내는 여러 지표 중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기록이다. 세이버 메트릭스는 날이 갈수록 세분화 되고 있는데, OPS는 클래식 지표에 속하는 와중에도 꽤나 오랫동안 현장으로부터 중요성을 강조 받는 항목이다.


최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선수들을 상대로 본인들이 생각하는 가중치 있는 기록 지표에 대해 투표를 진행했는데, 타자들이 꼽은 1순위 기록 지표가 바로 OPS였다.


한·미·일 야구를 모두 경험한 SK의 트레이 힐만 감독 또한 유명한 OPS 찬양론자다. 그는 지난해 제이미 로맥, 올 시즌 최정이 모두 저타율에 헤매고 있을 때 “타율은 신경 쓰지 않는다. 높은 OPS를 기록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압도적인 OPS 기록을 보여주고 있는 타자들은 모두 국내 타자들이다. 9일 기준으로 양의지(1.100)~김재환(1.085·이상 두산)~안치홍(1.042·KIA)이 상위 3순위에 올라 있다.


2015년 에릭 테임즈(1.287) 이후 최근 2년간 OPS 왕관은 모두 국내타자들의 차지였다. 2016년에는 최형우(1.115·KIA), 2017년에는 최정(1.111)이 각각 1위 자리에 올랐다. 국내 타자들이 OPS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일 수 있는 주된 이유는 바로 출루율이다. 외국인타자들은 보통 적극적인 타격으로 장타율에서 우위를 보이는데, 국내 타자들은 높은 출루율로 부족한 장타율 지표를 메우는 형식이었다. 2016년 OPS 1위 최형우는 장타율이 0.651로 OPS 2위 테임즈(0.679)보다 낮았지만, 출루율 0.464를 기록해 합산지표에서 테임즈(출루율 0.427)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2017년 2위를 기록한 윌린 로사리오 역시 장타율(0.661·당시 한화)은 최정을 제외한 다른 순위권 타자들보다 월등히 높았다. 그러나 출루율(0.414)에서 손해(?)를 본 경우다.


그러나 올 시즌 OPS ‘삼대장’들은 최근 국내타자들의 사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반기가 마무리되어 가는 시점에서 출루율보다는 장타율에서 압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중이다. 외국인타자들이 이제까지 보인 흐름이다.


실제 양의지(0.651)와 김재환(0.674)의 장타율은 리그에서 가히 압도적인 수준이다. 6할 대 중반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9일까지 오직 둘 뿐이다. 둘의 볼넷 출루 비율은 8.9%와 10.1%인데, 과거 OPS 최상위권 타자들이 15% 안팎의 볼넷 비율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적은 수치다. ‘골라내기’보다는 ‘멀리 쳐내기’로 OPS 지표를 높이는 토종 타자들의 타격 행진이 앞으로도 팬들의 큰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