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월드컵] 돌출행동으로 물의 빚은 ‘음바페의 선배들’

입력 2018-07-11 14: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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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리안 음바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결국 프랑스가 2018러시아월드컵 결승에 선착했다. 킬리안 음바페(20·파리 생제르맹)가 주역들 중 한 명이다. 11일(한국시간) 벨기에와의 준결승에서 비록 골을 넣진 못했지만 활발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그러나 이날 음바페는 또 한 번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우루과이와의 8강전에서처럼 할리우드 액션은 여전했고, 여기에 더해 과도한 시간 끌기로 옐로카드까지 받았다.


이번 월드컵에서 부각된 음바페의 미숙한 행동은 어쩌면 애교 수준인지도 모른다. 상상을 초월하는 돌출행동으로 비난을 자초한 선배들이 넘쳐난다. ‘악동’으로까지 불린 스타들이 즐비하다. 역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 법이다.


‘신의 손’ 디에고 마라도나(58·아르헨티나)를 빼놓을 수 없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마라도나는 교묘한 핸드볼로 선제골을 뽑았다. 심판과 관중 대부분을 속인, 축구역사상 가장 유명한 핸드볼 반칙이다. 마라도나는 1994년 미국월드컵 조별리그 그리스와의 1차전에선 득점 후 흥분한 나머지 TV 카메라에 흥건하게 침을 뱉어 눈총을 샀다. 나이지리아와의 2차전을 마친 뒤에는 도핑테스트 양성 반응으로 중도 퇴출됐다.


음바페의 ‘뢰블레 군단’ 선배들 중에도 오명을 남긴 이들이 적지 않다. 지금은 전설이 된 지네딘 지단(46), 티에리 앙리(41)와 에릭 칸토나(52)를 들 수 있다. 지단은 2006년 독일월드컵 결승 도중 이탈리아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의 도발에 격분해 머리로 들이받고는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른바 ‘박차기 사건’이다. 마테라치의 비열한 발언이 발단이었지만, 지단의 퇴장은 프랑스의 패배로 직결돼 몹시 아쉬웠다.


‘아트사커’가 낳은 역대 최고의 스트라이커인 앙리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PO)에서 자신의 커리어에 큰 흠집을 남겼다. 2009년 11월 안방에서 벌어진 아일랜드와의 PO 2차전에서 0-1로 뒤진 연장 전반 13분 라인 밖으로 나가는 볼을 왼손으로 잡은 뒤 문전으로 찔러줘 윌리엄 갈라스의 동점골을 도왔다. 명백한 핸드볼 파울이었지만 심판이 외면한 덕에 프랑스가 1·2차전 합계 스코어 2-1로 남아공행에 성공했다. 물론 앙리는 그 뒤로 아일랜드의 공적이 됐다.


칸토나는 지금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월드컵 무대만 밟지 못했을 뿐 1990년대 프랑스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던 1995년 1월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원정경기 도중 관중석의 팬에게 이단옆차기를 날려 한동안 EPL은 물론 세계축구계를 시끄럽게 했다.


악동 명단에는 루이스 수아레스(31·우루과이)와 네이마르(26·브라질)도 들어있다. 수아레스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이탈리아와의 3차전 도중 조르지오 키엘리니의 어깨를 깨물어 ‘핵이빨’이 됐다. 그보다 4년 앞선 남아공월드컵 때는 가나와의 8강전 도중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상대의 슛을 손으로 쳐내 ‘못된 손’ 대열에 합류했다. 네이마르는 이번 월드컵 멕시코와의 16강전을 통해 ‘엄살왕’으로 공인받았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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