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팀’ KT, 선두 저격으로 분위기 전환 도전

입력 2018-07-11 18: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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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wiz 선수들을 격려하는 김진욱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지난해 A팀 투수 한 명은 동료들에게 공공연히 “KT전에 등판하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강하지 않은 KT를 상대해야 개인 기록에 플러스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KT 선수들이라고 이러한 이야기를 모를 리 없다.


2년째 선두를 괴롭히는 KT가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다. KT는 지난해 통합 챔피언 KIA에 6승10패를 거뒀다. 이 자체만 놓고 보면 선방했다고 할 수 없으나 KT가 지난해 144경기에서 50승94패, 승률 0.347를 기록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의외로 선전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특히 KIA와 두산의 순위 싸움이 한창이던 시즌 막판, KIA를 여러 차례 골치 아프게 만들었다. KIA 김기태 감독도 “이상하게 KT만 만나면 꼬인다”고 밝혔을 정도다.


KT는 올해도 ‘도깨비 팀’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10일까지 시즌 승률은 0.410에 불과하지만 두산을 상대로는 9경기에서 4승5패로 선전했다. 두산이 전반기 내내 극강의 모습이었음을 감안하면 의외다. KT는 10일 경기에서도 ‘13승 무패투수’ 세스 후랭코프에게 2.2이닝 7실점 조기강판 수모를 안겼다. KT 김진욱 감독은 “물론 지금 우리 팀에게는 어느 팀 상대든 1승을 거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그래도 두산처럼 극강의 팀 상대로 1승을 거둔다면 의미가 크다. 선수들의 자신감에도 영향이 있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선두 팀만 괴롭혀서는 결코 강팀이 될 수 없다. KT로서는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서 압도적 선두 두산을 만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두산 상대로 전반기 마지막 단추를 잘 꿰었을 때 후반기 상승효과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김진욱 감독이 노리는 점도 바로 이 부분이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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