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K리그 막내 안산, 혁신과 도전의 개척자로

입력 2018-07-2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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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그리너스FC. 사진제공|안산 그리너스FC

K리그2 안산 그리너스FC에는 프로스포츠에 익숙한 ‘합숙 문화’가 없다. 지난해 경찰축구단이 충남 아산으로 떠나고 시민구단으로 새로이 출범한 안산은 구단 방침에 따라 선수단 전원(외국인 포함 33명)이 숙소 없이 외부생활을 한다.

물론 클럽하우스는 있다. 홈구장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20분 거리에 올해 초 건립됐다. 그런데 타 구단들과 달리, 숙식이 가능한 숙소 개념이 아니다. 샤워 시설과 라커룸, 회의실 정도만 마련된 간이 건물이다.

타지에서 하루 숙박하는 장거리 원정이 아니면 일단 클럽하우스에 모여 모든 일정을 시작한다. 풀 트레이닝이나 경기별 이동시간에 맞춰 출근해 일과 후 퇴근하는 형태다. 처음에는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코칭스태프 중심의 관리와 통제가 사라져 과도한(?) 자율을 악용한 일부의 일탈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었다. 선수들도 낯선 패턴에 다소 혼란스러워 했다.

다행히 문화는 빠르게 정착됐다. 미혼의 젊은 선수들이 많고, 대부분의 식사를 따로 해결하다보니 개인별 컨디션에 차이는 있지만 진정한 의미의 자기관리에 익숙해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준수한 성적(정규리그 20라운드 현재 6위)을 지키고 있으니 충분히 만족스럽다. “새 문화를 만들고 일정 수준의 성과를 꾸준히 지켜내는 구단 철학이 확고해지고 있다”는 것이 안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안산은 25일 안방에서 ‘2018 KEB하나은행 FA컵’ 32강전을 치렀다. 상대는 안산 시민구단 탄생의 밑거름이 된 아산 무궁화(경찰축구단). 변함없이 클럽하우스에서 홈경기를 대비한 안산은 언제나 그랬듯이 잘 싸웠다. K리그1 출신과 출중한 이력을 자원들이 즐비한 상대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비록 연장 혈투 끝에 0-1로 패배, 16강 진출은 좌절됐지만 그라운드 안팎에서 당당하게 도전하는 안산은 충분히 인상적이다.

안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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